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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ESG(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은 이제 더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중소기업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저마다 대응방안 찾기에 분주하다. 이에 맞춰, 지난해 정부는 기업들을 위해 ‘한국형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61개의 ESG 평가항목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부의 ESG 평가 61개 항목을 살펴보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가이드라인이 중소기업의 실태와 괴리돼 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ESG 경영 모범사례 ‘한백재생산업’
중소기업에는 막막한 ESG 경영이지만, 회사 상황에 맞게 차근차근 이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업계에서 ‘중소기업의 ESG 경영’ 모델로 알려진 ㈜한백재생산업이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백재생산업은 1999년 창업해, 수십년간 폐재활용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사용이 가능한 원료로 재생하고 사출용 HDPE, 압출용 HDPE, LDPE, LLDPE, PET, PP 등을 제조·수출하고 있다.
한백재생산업 노환 대표는 한백재생산업이 그동안 실천해 온 ESG 경영 사례를 하나하나 소개하며, ESG 경영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특성에 맞게 실천하며 체계를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가 소개한 ESG 경영 가운데 Environment, 즉 환경분야는 한백재생산업의 뿌리다. 쓰레기로 버려질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사용 가능한 원료로 재생시키는 재활용 산업은 그 시작점 자체가 ‘환경보호’에 맞춰져 있다. 한백재생산업은 보다 효율적인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인증한 연구개발팀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역량을 인정받아 2021년 환경부로부터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사업’에 선정돼, 오염물질 저감·온실가스 저감·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스마트 생태공장을 설립했으며, 2022년 현재까지 친환경적인 공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Social 분야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꼽을 수 있다. 경기도 화성에 뿌리를 내린 뒤로, 한백재생산업은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봉사활동 및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해 왔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화성시 시의회의장 표창장과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수상했으며, 화성시 뿌리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이밖에도 어르신들이 한 줌 두 줌 모아온 폐플라스틱을 평균가 이상으로 전량 매입하는 등 지역 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눔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Governance는 수평적인 내부구조다. 한백재생산업은 매주 월요일, 전 직원이 빠짐없이 참석하는 주간회의를 십여년 간 거르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모든 직원이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회사는 회사가 처한 상황과 필요한 결정사항들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원들은 합심해 회사라는 배가 나아갈 항로를 함께 결정한다. 직원들 모두가 회사의 선장인 셈이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가 가능한 밑바탕에는 직원 복지가 있다. 장거리 출근자를 위해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아침·점심·저녁 세 끼를 모두 회사가 책임진다. 당연히 무료다. 이밖에도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이 기업 직원들은 업계 평균 근속연수인 7년을 훌쩍 뛰어넘는15년을 자랑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한 ESG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노 대표는 한백재생산업의 ‘ESG 경영’은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것들로 이뤄져 있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은 그 특성상 회사가 처한 상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회사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노 대표는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ESG 경영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요구되며, 중소기업의 실정과 우리 재활용업계 특성에 적합한 ESG 경영지표 설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부터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자원순환업계의 ESG 경영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주관기관인 ㈜이노비와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 ㈜한백재생산업을 비롯한 24개 자원순환업체가 선정됐다. 이들은 연내 맞춤형 ESG 경영체계 구축을 위해 앞으로 약 5개월 동안 자원순환업계의 상황에 맞는 ‘올바른 ESG 경영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한다.
노환 대표는 현재 (사)한국플라스틱단일재질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자원재활용산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노 대표는 “치열한 실태조사와 연구를 통해 중소기업이 탄소중립시대, ESG 경영으로의 전환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이 제시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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