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지_ 우린 중기인
“마음에 드는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찾아보세요”
집단지성 모인 ‘깜짝 놀랄’ 디자이너 놀이터…㈜스터닝 김승환 대표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디자인 콘테스트를 하잖아요. 디자이너들이 참가하고 당선되면 포트폴리오가 쌓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얻을 수 있죠. 이와 같은 콘테스트를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라우드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스터닝의 김승환 대표는, 스터닝은 디자인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고품질의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디자이너에게는 성장과 성공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디자인 플랫폼 스터닝에서는 국내 디자이너의 약 77%에 해당하는 약 28만명의 디자이너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도 개최할 수 있는 디자인 콘테스트
김 대표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에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 라우더스를 창업했다.

“당시에 플랫폼과 클라우드 소싱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모든 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해 함께 일을 하는 방식이 아닌 프로젝트별로 온라인에서 매칭이 돼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거라고 생각했죠.”
디자인 콘테스트 서비스인 라우드소싱은 누구나 개최할 수 있다. 로고, 패키지, 제품, 캐릭터, 웹앱 등 기업에서 필요한 분야에서 가용예산에 따라 저가형, 일반형, 고급형, 프리미엄형 콘테스트를 의뢰할 수 있다. 최소 상금 15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형 콘테스트는 평균 참여자 수가 105명에 이르는데, 그만큼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 디자인이 필요한데, 예산에 맞게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기가 어렵고, 콘테스트를 한다고 해도 홍보를 하고 콘테스트를 관리하려면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죠. 무엇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의 콘테스트에 참여하려고 나서는 디자이너도 많지 않습니다. 라우드소싱은 이러한 장애물을 모두 없애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디자인만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디자이너들도 실력과 감각만으로 제 값 받는 일을 찾을 수 있고, 특정한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도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라우드소싱을 통해 진행된 디자인 프로젝트는 2만7000여건이다. 이렇게 콘테스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디자인 프로젝트에는 1건당 평균 40개의 시안이 응모되고 있다. 그간 디자이너 회원에게 지급된 누적 상금은 160억원을 돌파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삼성, LG 등 대기업·중견기업과 지방자치단체, 협회, 공공기업까지 다양한 곳에서 라우드소싱 서비스를 통해 디자인을 의뢰하고 있는 것이다.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 신진 디자이너나 대학생 등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디자이너 자신의 취향이 아닌 기업이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디자인 트렌드 등을 파악하기도 용이하다. 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콘테스트를 통해 학력, 경력과 상관없이 디자인에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콘테스트에 당선돼 포트폴리오가 쌓이면 1:1 디자인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스터닝의 또다른 서비스인 ‘라우더마켓’은 여러 시안을 받아보기 보다는 빠르고 정확한 결과물이 필요할 때 내 스타일에 딱 맞는 디자이너를 선택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10년간 총 2만2000여건의 1:1 디자인 의뢰가 있었다고 한다.
디자인 생태계 고민…디자인 이어 아이디어도 콘테스트
스터닝은 지난 2020년 9월 ㈜라우더스와 ㈜노트폴리오가 합병해 탄생한 새이름이다. 2012년 설립된 노트폴리오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서로의 작품을 공개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분야 크리에이터들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스터닝은 라우드소싱과 노트폴리오가 각각의 영역에서 구축한 파워와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터에 특화된 서비스를 확대했다.
김 대표는 10여년간 라우드소싱을 운영하면서 디자인 생태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라우드소싱을 통해 콘테스트에 참여하고 일거리를 찾는 것 외에, 디자이너들의 소통과 성장을 돕기 위해 그 분야에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던 노트폴리오와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우드소싱은 최근 디자인에 이어 아이디어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김 대표는 디자인 서비스를 운영하다보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기업, 기관 등에서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명, 슬로건, 공공정책 등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 수요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라우드소싱은 디자인 외에 다양한 영역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콘테스트 정식서비스를 지난 5월2일 오픈했다. 아이디어 콘테스트는 ▲네이밍 ▲슬로건·광고 카피 ▲비즈니스 아이디어 ▲콘텐츠 아이디어 등으로 분류된다.
“창작영역 중에서도 아이디어는 특히 집단지성의 힘이 가장 필요한 분야입니다. 디자인 플랫폼을 넘어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국민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스터닝은 지난해 DSC인베스트먼트 등 5개사에서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투자사들의 결정은 스터닝에 대한 가치를 본 것이기도 하지만, 스터닝에 가입돼 있는 디자이너들의 가능성,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한다.
“창의성이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해내는 세상이 되고 있죠. 우리 회사에 가입한 크리에이터들이 서로 도와가며 성장하고 세상에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며, 스터닝(멋진, 깜짝 놀랄) 일들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일입니다. 향후 이 전문가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이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미션이기도 합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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