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지_ 우린 중기인

스웨이 베드…하루 50분 더 깊게 잠들고 싶다면
수면의 프레임을 바꾸다 ‘개인맞춤 수면솔루션’…㈜몽가타 정태현 대표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달리는 택시 안에서 자신도 모르게 깜빡하고 잠이 들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단 10여분 정도 잤을 뿐인데 이상하리만치 개운한 기분을 느꼈다면,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니다.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미세한 흔들림과 진동이 마치 갓난아이를 재우기 위해 흔들 침대에 눕힌 결과와 같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심장박동 안정화와 전정기관 자극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몽가타(mongata)의 쇼룸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몽가타 정태현 대표는 일정한 간격과 속도로 좌우로 움직이는 침대가 사람들의 깊은 수면을 돕는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심장박동 안정·전정기관 자극…움직이기만 해도 편안해진다

사람은 인생의 약 30%를 잠을 자는데 보낸다. 100세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0~40년을 수면으로 보내는 셈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수면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 잠을 잘 자기 위해 피로를 풀어야 한다며 엉뚱한 곳에서 불면증의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정태현 대표 역시 과거에 불면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고 한다.

“불면증 경험이 있다 보니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들의 괴로움을 잘 압니다. 그래서 먹지 않는 수면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 대표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면증을 해결하는 방법’과 같은 논문들을 찾아보다 ‘움직여주면 잘 재워준다’라는 기초논문을 찾게 됐고, 그 원리가 전정기관의 소비와 심박수의 안정화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가만히 누워 있어야 잠을 잘 잔다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잠을 빨리, 깊게 자기 위해서는 살짝 움직여줘야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심박수가 안정돼서 체온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고, 이 낮아진 체온으로 몸과 뇌를 식혀 신체를 회복하게 됩니다. 그동안 우리 몸은 숙면을 할 수 있죠. 또 잠을 못 자는 이유 중 하나가 전정기관이 제대로 소비되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잠을 잘 때 전정기관을 자극하면 깊은 수면의 뇌파가 증가하고 뇌를 외부의 자극과 차단해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수면방추 횟수가 늘어난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전정기관이 신체의 균형뿐만 아니라, 수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누워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정신노동도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생활 패턴으로 인해 운동량은 나날이 적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정기관 기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에서 실시한 임상결과에 따르면, 10cm에 0.25Hz의 속도에서 좌우로 움직여줄 때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이러한 원리가 ‘스웨이 모션’의 기본 토대다. 몽가타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스웨이 모션’이 가미된 스웨이 베드(sway bed)를 선보였다.

스웨이 베드…하루 평균 52분 더 깊은 잠을 잔 효과 얻어

몽가타가 설립된 시기는 2014년이다. 사업의 시작은 스웨이 모션이 가미된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이 더 강했지만, 막상 하려니 소음·진동 등 하드웨어적인 문제들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를 받다 보니 본격적으로 사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국내에서 침대로 유명한 기업들을 여러 군데 찾아갔었어요. 하지만, 모션베드나 리클라이너 기능성이 가미된 기존의 침대도 잘 팔리지 않는데 ‘이게 되겠냐’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다 2015~2016년도쯤에 TV 드라마에서 모션베드가 나온 후 사람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빵 터졌죠. 이후 스웨이 베드에 대한 긍정효과로 이어져 투자도 잘 진행이 됐습니다.”

이후 몽가타는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연세대 기계공학연구실과 세브란스 병원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흔들 침대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임상연구를 통해 스웨이 베드가 평범한 베드에 비해 깊은 잠은 8.8%, 아주 깊은 잠은 9.1% 더 높은 것으로 나왔고, 수면효율은 9.0% 더 높아 결과적으로 하루 평균 약 52분 더 깊은 잠을 잔 효과를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대가 움직일 때 나는 소음도 25db밖에 되지 않는다. 욕실의 환풍기 소리가 30db, 도서관 열람실이 약 40db에 해당하는 것을 보면 거의 무소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몽가타의 수면 과학을 기초로 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이미 재작년에 증명된 바 있다.

“재작년에 카페를 빌려 3개월간 체험존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을 포함해 몇 곳의 SNS에만 올렸는데 100명이 넘는 고객들이 찾아와줬어요. 당시 올린 매출만 3억원이 넘었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올 3월 만들어진 정식 쇼룸에는 60명이 넘는 고객들이 찾아왔다. 철저히 예약제로 진행하고 있는 쇼룸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절대 적지 않은 숫자라 할 수 있다.

“2시간 예약에 1시간은 수면 체험, 나머지 1시간은 상담으로 이뤄집니다. 아마 주무시지 않은 분까지 합하면 100분 넘게 저희 쇼룸을 찾아준 것 같습니다.”


몽가타의 월 매출은 약 4000~5000만원이고, 올해 목표는 월 10억원으로 잡았다. ▲소음성능 테스트 ▲KC 인증 ▲제품 안정성 테스트 ▲전파인증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몽가타의 스웨이 베드는 슈퍼싱글, 퀸사이즈 두 종류로 판매하고 있고, 가격은 프레임만 500만원대다. 렌탈서비스는 5년에 월 9~10만원 정도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정 대표는 숙면을 위해서는 매트리스보다 프레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매트리스는 편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일 뿐,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몽가타는 현재 개인 맞춤형 수면 솔루션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도 한창이다. 오는 7월에 리클라이너가 연동된 침대를 출시할 예정이고, 오는 9월에는 앱의 형태로 수면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앱은 잠을 자는 동안 심박·호흡, 몇 시간 잤는지, 얼마나 깊게 잤는지 등 수면 데이터를 모아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침대 스스로 언제 움직여줘야 할지 알아서 서비스해준다.

몽가타의 목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회사가 추구하는 모든 기능을 가미한 앱을 구축하는 것이다. 6월 안에 관련 시연회를 진행할 준비도 마쳤다. 또 정량적인 데이터 외에 정성적인 데이터도 모아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수면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에도 공동 연구개발자로 참여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R&D를 통해 수면 빅데이터를 공동 개발해 수면 데이터 기술에 활용하고 있다.

정 대표는 자신이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말한다. 회사 설립 때부터 수많은 위기가 있어왔고, 그때마다 좋은 투자자를 만나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은 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양질의 수면 솔루션을 제공해 그들의 일상에 항상 함께 있어 주고 싶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잠을 잘 자기 위해 차를 마시고, 운동을 하라고 조언하지만, 사실 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약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중간단계가 지금까진 없었어요. 저희 몽가타가 이러한 중간단계가 절실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비록 기술이 베이스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공감해주고, 품어줄 수 있는 회사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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