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과 횟수가 늘어나 걱정이었는데, 아이빌리브의 약속모드를 통해 아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제어하고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유해, 유익한 앱을 구분해 설정할 수도 있어 유용하고 편리합니다.”
디오랩스(DO LABS)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자녀 스마트폰 관리 앱인 ‘아이빌리브’를 사용한 부모가 남긴 후기다. 아이빌리브 고객은 여타 다른 자녀 안심 앱과는 달리 부모와 아이의 니즈를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다.
디오랩스 김호돈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앱 사용을 막는 것에만 집중하면 아이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가이다. 유튜브를 예로 들면, 앱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 아이가 어떤 영상을 보고 있고, 그 영상이 유해한지 아닌지 부모가 확인해 조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부모와 아이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디테일’이 중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호돈 대표는 IT 벤처기업의 앱 개발자 인턴십으로 시작해 비즈니스 및 프로젝트 경영 업무까지 전반적으로 담당했다고 한다. 당시 그가 설계, 개발, 납품해 큰 매출을 올렸던 소프트웨어 중 하나가 ‘현장 작업자 안전관리 솔루션’이다.
현장 작업자 안전관리 솔루션은 IoT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태그를 통해 GPS만으로는 알 수 없는 작업자의 위치부터 낙상 여부까지 전체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업의 중대재해 예방과 맞물려 울산 등 국내 대표 공업단지에 납품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인한 분쟁 등 여러 문제가 겹쳐 퇴사를 했다고 한다.
김호돈 대표는 “나와 동료들이 갖고 있던 MDM(Mobile Device Management) 솔루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라 여겼다”며, “당시 n번방이 카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 앱에서부터 시작했다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우리의 기술력을 접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김 대표는 11년간 함께 일했던 팀원 5명과 뜻을 모아 2023년 1월에 디오랩스를 차렸다. 그사이 테스트 버전의 앱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김호돈 대표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해오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점이 디테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오래 남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나온다”며, “회사명도 ‘디테일을 추구하는 연구소가 되자’는 다짐을 담아 ‘Detail Oriented’의 앞 글자를 따 DO LABS라 이름 지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말하는 ‘디테일’의 정의는 사용자 입장에서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사용자가 앱을 사용할 때 뭔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개발자에게는 큰 정신적인 에너지를 요하는 작업이지만, 이런 작은 ‘디테일’이 큰 차이점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의 입장에서 ‘아니 왜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건 개발자의 ‘오만한 생각’”이라고 지적하며, “실제 고객과 친구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개발자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막혔었다는 케이스를 보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작년 5월에 정식 버전의 앱을 출시한 디오랩스는 언어 하나까지도 세세하게 신경 쓰며 수시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가령 자녀용 앱의 언어는 ‘앱을 허용해 주세요’가 아닌, ‘엄마가 허락한 앱만 쓸 수 있어요’로 쉽게 바꾸고, 보호자용 앱 역시 ‘허용 앱을 선택해 주세요’가 아닌 ‘허락해 줄 앱을 골라주세요’처럼 좀 더 직관적으로 바꿨다.
“적당한 감시는 ‘안전한 사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빌리브’의 강점은 ‘월 4400원으로 아이와 항상 같이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가 ▲아이 위치 확인 ▲유해 콘텐츠 모니터링 및 관리 ▲다운로드 파일 관리 등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초등학생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인 유튜브를 채널별, 영상별로 부모 스마트폰에서 제어할 수 있다. 부모가 특정 단어를 유해 키워드로 등록해 놓으면, 카톡이나 텔레그램 등에서 관련 메시지가 왔을 때 부모에게 알림이 간다. 아이들이 일명 탈옥법이라고 하는 기기 관리자 권한 변경이나 공장 초기화 등의 방법을 시도할 수 없도록 ‘무력화 방지 솔루션’도 내놨다
김 대표는 이런 감시는 어느 순간이 되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즉, 적당한 감시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 수많은 CCTV가 있지만, 누구도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아이빌리브가 모바일 CCTV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요소도 넣었다. ‘방 청소하기’와 같은 미션을 수행하면 보상을 지급하고, 그 보상으로 상점 기능을 통해 자유시간을 구매하거나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위한 ‘약속 모드’는 부모가 앱의 리스트를 상황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가족 소통을 위한 ‘공감 카드’도 인기 기능이다.
특히 사용자가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CS(Customer Service)다. CS 담당이기도 한 김호돈 대표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5개월 정도 지나니 노하우도 생기고, 심리적인 컨트롤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어떤 고객은 별점 1점에 혹평을 썼다가 상담 후 후기를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며 CS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아이빌리브의 모든 서비스는 월 44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회사 특성상 타사에 비해 팀 규모가 콤팩트하고,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기능들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위한 ‘통합 플랫폼’…“사회에 선한 영향력 되길”
아이빌리브만의 맞춤형 서비스와 높은 앱 편의성은 구독률로 이어진다. 1월 초 기준, 아이빌리브 회원 수는 1만3600명이고, 이 중 10%는 유료회원이다. 위치확인서비스를 무료로 오픈해 놓은 것을 생각하면 높은 수치다. 구독 유지율도 90% 이상이다.
김호돈 대표는 아이빌리브가 가정의 필수 앱이 되기를 희망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르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발전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디오랩스는 자식들을 빙자한 스미싱이나 보이스피싱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굿즈(Goods) 연계 사업도 구상 중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추천해 주거나 부모가 결재해 아이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식이다. 해외 진출도 올해 안에 할 예정이다. 첫 번째 목표 국가는 영어를 사용하고, 학구열이 높은 인도와 베트남이다.
김호돈 대표는 아이빌리브 서비스를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어떤 어머님이 떠는 목소리로 ‘딸이 성인 남자들에게 카톡으로 메시지를 받는 것 같다’며 확인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온 적이 있다. 결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방법을 설명해 준적이 있다”며, “자칫하면 n번방 같은 곳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던 상황을 우리 서비스로 인해 예방되지 않았을까 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아이빌리브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대표 앱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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