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전문가 모두를 위한 심리상담 ‘마인드카페’

IT기술 기반의 ‘멘탈헬스케어 플랫폼’…아토머스㈜ 김규태 대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심리적인 문제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와 같은 자아 성찰적인 질문도 하게 되고, 요즘 같은 불황기 때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경영진의 정신건강이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의 도움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심리상담 플랫폼 ‘마인드카페’를 운영하는 아토머스(atommerce)의 김규태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B2B 상담센터 중개서비스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통합, 확장했다”며, “여기에 AI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인프라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으로 세상을 변화”…유학시절 경험이 창업 아이템으로

 

초등학교 시절, 또래 친구들이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에 열광했을 때, 김규태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나 대한민국의 1세대 기업인인 정주영 회장에 더 눈길이 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사업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좀 더 커서는 반드시 창업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며, “미국 UCLA에서 국제학을 전공하던 시절, 미국에서 경험한 것들 중에 한국에는 아직 도입이 안 된 분야 중에서 사업화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상담’이었다. 그는 “학점에 대한 스트레스, 타지 생활에 대한 외로움 등을 복합적으로 느끼던 와중에 학교의 상담센터에서 받았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며,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창업에 바로 뛰어들 수 있도록 내 멘탈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회사 이름도 원자라는 뜻의 ‘atom’과 상거래라는 뜻의 ‘commerce’를 합쳐 ‘본질적인 것을 거래할 수 있는 회사’라는 의미로 아토머스라 지었다고 설명했다. 즉, 아무리 사회가 발전한다 하더라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외로움이나 우울감은 쪼갤 수 없는 부분이고, 미래에도 인간이 가져갈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봤을 때, 아토머스가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2015년 아토머스를 설립한 김규태 대표는 익명의 형태로 커뮤니티를 3년간 운영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2016년도부터 비대면 심리상담과 대면 상담을 이어나가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IT기술 접목한 심리상담 플랫폼…유의미한 데이터의 고도화

아토머스는 기존의 정신건강서비스 시장이 안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상담 플랫폼인 ‘마인드카페’에 여러 IT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규태 대표는 “AI가 기존의 전문가들이 하던 전문 상담을 대체할 수는 없다. 다만, 상호보완적인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문맥에 따른 심리학, 정신의학, 정신분석학 이론들을 추천하거나, 상담 후 자주 사용하는 긍정어 혹은 부정어 등 키워드의 빈도수를 통계화하기도 한다. 또한, 과거에 자기 보고식의 단순 객관식이나 주관식 심리검사를 챗봇 형태로 발전시켜 검사의 참여도와 몰입도를 증대시킬 수 있고, 즉각적으로 해석 상담 형태의 챗봇과 연계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상담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기존에는 상담일지를 수기로만 작성했지만, 아토머스는 AI와 함께 더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통계화시키고 더 적절한 정보들을 매칭해 상담일지 혹은 분석노트를 풍부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럼으로써 전문가들이 참고할 수 있는 유의미한 통계적 정보들이 많아진 셈이다.   

이런 기술은 마인드카페 내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유저들이 다양한 고민을 토로하며 서로 위로하고 조언하는 자족모임 형태의 익명 커뮤니티의 글에 AI 챗봇이 댓글봇 형태로 달아주기도 한다.  

김 대표는 “AI가 전문가의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해줌으로써 그들의 일손을 덜어줄 뿐 아니라, 사람의 정신을 분석하는 도구 역시 기존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발전해 나갈 수 있다”며, “콘텐츠 심리검사나 다양한 디지털 치료제 같은 디지털 콘텐츠들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그럼으로써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아토머스가 선구자 역할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현재 마인드카페에는 1000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김규태 대표에 따르면, 전문가를 선발할 때 다각적으로 심사해 선별한다. 모두 상담관련학과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와 공신력 있는 학회의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 중 필드에서 3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1차로 뽑는다.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및 임상심리학 박사로 구성된 내부 연구소에서 일대일로 면접을 본 후 최종 선발한다. 

강남, 강서, 분당, 일산, 용산, 잠실 등 6곳의 직영센터에 이어 최근에는 가맹사업도 추진 중이다. 거점센터를 좀 더 늘려 사용자의 편의를 직접적으로 증대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인프라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온오프라인, B2B 등 모든 부분에서 고르게 성장세도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2배 이상의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누적 투자액도 380억원에 달한다. 플랫폼 사용자도 증가해 현재 240만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화학, 무신사, 배달의민족, 야놀자, 토스 등 300여곳의 기업에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마인드카페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이유는 상담센터를 이용해 본 사람들이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어떤 전문가가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상황과 증상에 특화돼 있는지 또, 실질적인 후기를 가졌는지 등 일련의 정보가 불투명했다”며, “상담은 내담자와 전문가가 얼마나 잘 맞는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보통 상담센터를 내방하면 일방적으로 전문가를 지정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마인드카페는 자신의 상황과 증상, 가능한 상담일자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전문가를 선별적으로 추천받을 수 있고, 추천받은 전문가의 프로필과 실제 이용 후기를 바탕으로 자신이 선택해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즉, 내담자가 전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선택권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정보의 비대칭 문제도 해결한 셈이다. 

대면과 비대면을 상호보완제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앱 혹은 웹으로 접속해 간단한 심리검사를 풀어 자신의 심리적 상태와 증상에 대해 객관화할 수 있고, 익명의 커뮤니티 공간에서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다. 동시에 공인된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전문 답변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남모르게 비대면 상담을 받아본 후 상담사와의 라포(rapport)가 형성되면, 오프라인 상담도 동일한 상담사로부터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마인드카페가 제공하는 일부 심리검사와 명상, 커뮤니티 기능, 온라인 전문 답변 등은 무료로 제공된다. 

김 대표는 “전문 상담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경험의 저변을 넓히고 인식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 플랫폼의 역할”이라며, “이를 통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상담센터간 협진구조 중요…글로벌 진출도 

김규태 대표는 앞으로 내담자와 전문가 모두 행복한 심리상담을 위해 혁신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이를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센터 간 효율적인 상호 협진구조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간혹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환자인데도 상담센터에만 의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코 이상적인 시스템은 아니다”라며, “기존에는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센터가 독립적으로 이원화돼 운영해 왔지만, 이를 내담자의 동의 아래 하나의 플랫폼에서 상호 협진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정신건강서비스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인드카페에서는 내담자의 상태와 증상의 정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커리큘럼화 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현재 김규태 대표는 해외 진출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첫 번째 스텝으로 작년에 일본에 진출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과 유사하게 전문 상담서비스에 대해 터부시되는 문화가 있는데다 B2C 온라인 상담 분야를 봤을 때 유의미한 플레이어가 없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속내를 온전하게 토로하지 못하는 문화에서 익명성이 강조된 솔루션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한국에 처음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커뮤니티를 먼저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지속해서 트래픽 상승을 보여 좀 더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건강 시장은 지금도 커지고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더 폭발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진출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국내에서 축적해 왔던 정신건강 혹은 심리와 관련된 전문 콘텐츠들과 AI 기술들을 활용해 현지에 있는 회사나 기관과 협업하는 구조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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