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안하려고 물을 묻혀보니 보들보들한 촉감에 거품이 풍성하게 나오더라고요. 가루인데도 마치 실크를 만지는 듯했어요. 정말 피부가 콜라겐으로 차오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유니자르(UNIZAAR)의 콜라겐 클렌징 파우더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가 남긴 후기다. 2000개에 달하는 다른 후기를 봐도 ‘흠잡을 데 없다’, ‘다른 효소 제품과 달리 자극이 없고 사용하기 편하다’ 등 긍정적인 내용이 대다수다. 화장품 후기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는 비결을 묻기 위해 중기이코노미가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유니자르 생산 공장을 찾았다. 심필보 대표는 “나의 목표는 고객이 ‘피부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래서 피부에 좋은 효능 원료를 더 많이 넣기 위해 고민했다”며, 홍삼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홍삼이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잔뿌리를 한 가닥 먹는 것보다 온전히 한뿌리를 먹는 것이 더 몸에 좋을 것이다. 이는 피부도 마찬가지”라며, 원재료 함유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함유량이 왜 이것밖에 안되지?”…개발자 마인드로 ‘개선’ 집중
IT업계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13년간 창업가의 길을 걷기도 했던 심필보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화장품 업계와도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그러다 중소 뷰티브랜드로는 업계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회사에 영입됐고,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해외 영업이사로 활동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들어와 지금의 화장품 기업을 설립하게 됐다.
심 대표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에서 내 사업을 펼치기 위해 항저우 사범대에서 어학연수까지 받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느닷없이 터졌다”며, “금방 해결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 화장품은 뭘까’라는 고민이 뒤따랐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며 그의 ‘개발자’ 마인드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심 대표가 화장품 회사에 있으면서 항상 의문이었던 ‘왜 이거밖에 함량을 안 넣지?’라는 문제에 대한 해결이었다. 그에 따르면, 대다수 화장품의 원재료 함량은 5% 이하, 콜라겐은 0.5% 이하다. 이유는 산화·산패 과정 때문이다. 즉, 기술적인 ‘한계’인 셈이다.
심 대표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업계의 유명하다고 소문난 연구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했다. 거기서 얻은 공통의 답은 ‘원료 그대로 바를 수밖에…, 하지만 안 될걸?’이라는 피드백이었다. 이유는 ‘충진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화장품 ‘충진기술’은 말처럼 쉽지 않다. 1g 이상의 무게가 나가는 제품을 충진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유니자르처럼 한 포에 0.1g의 소량을 충진할 때는 그만한 기술력이 따라야 한다. 기계 자체에서 무게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기계가 안 되는 이유를 먼저 파악했는데, 구동원리를 바꿔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이후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데만 1년이 흘렀고, 또다시 내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하기 위해 2년이 소요됐다”고 개발과정을 전했다.
원료 그대로 한 번에 바른다…‘인디 브랜드’의 트렌드를 이끌다
영단어 유니크(unique)와 황제를 뜻하는 러시아어인 차르(царь)를 합쳐 이름 지은 유니자르는 ‘유니크한 화장품의 황제’가 되겠다는 회사명대로 ‘바르면 다른 화장품’을 지향한다.
우선, 기존의 콜라겐 화장품 대다수가 정제수에 섞어 병에 담겨 나오던 것과 달리, 유니자르의 제품은 스틱 파우더 형태다. 이로써 위생 문제를 해결했다. 세균이 증식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용량이 적고, 한 번에 하나씩 사용하도록 포장돼 있어 파우치 공간을 줄여준다.
심필보 대표는 “대부분 클렌징 밤이 150~200ml로 구성돼 있지만, 우리는 비행기에도 들고 탈 수 있게 100ml 이하로 기획했다”며, “2021년도에 처음 출시한 콜라겐 파우더 세럼도 보존기술을 높여 한 포당 0.2g의 용량을 0.1g으로 줄였다.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3세대 제품은 0.1g 용량 안에 콜라겐, 비타민C, 진정제를 복합적으로 넣었다”고 뿌듯해했다.
현재 유니자르의 효자상품은 작년 7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클렌징 파우더다. 보통 클렌징 제품에는 효능 원료가 5% 이상 들어가지 않지만, 유니자르 클렌징 제품에는 효능 원료가 35% 들어 있다.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시어버터 숙성 크림 역시 ‘정착 크림’으로 불리며 반응이 뜨겁다. 특히, 피부에 문제를 느끼기 시작하는 30~50대 이상 고객들의 만족도가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원재료의 함유량을 높였음에도 클렌징 파우더 30포의 가격은 1만원대다. 유니자르가 제품의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직접 생산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유니자르의 하루 생산량은 6만포~10만포다.
5월부터는 8개의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중 포인트 메이크업에 특화한 100ml 용량의 클렌징 밤과 우유 추출물, 마 추출물, 나이아신아마이드(Niacinamide) 2%가 함유된 밀크샷 앰플이 상반기에 나온다. 밀크샷 앰플의 경우 파우더 세럼과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미백 제품이다. 머릿결과 두피 문제를 함께 해결해 줄 수 있는 두피케어 제품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뷰티 디바이스도 개발하고 있다.
심필보 대표는 소비자가 인디 브랜드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효능·효과’라고 했다. 해마다 업계 통계에서 1순위를 차지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심 대표는 “기초화장품 시장에서 특수한 화장품을 끌고 가는 트렌드 리더 비율은 10% 전후다. 그들을 잡기 위해 효능·효과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마스크팩이나 쿠션 등을 보면 확연한 개선점이 있었다. 일회용 파우더 제품만큼 새로우면서 효과가 뚜렷한 제품은 없다”고 자신했다.
이는 업계 반응과 매출로 증명된다. 2021년 3월 설립한 유니자르는 OEM 생산공장으로 시작했지만, 발주량이 부족해 B2C 사업을 먼저 시작한 케이스다. 하지만, 작년 가을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대형 브랜드에서 OEM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적자였던 매출도 202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주목할 만한 사항은 소비자와 인플루언서들이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에 긍정적인 경험담을 스스로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심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글로벌 시장은 알아서 따라오게 돼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캐나다, 러시아를 비롯해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홍콩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인다.
심필보 대표는 “피부가 건강한 사람은 어떤 화장품을 써도 된다. 하지만 주름, 미백, 트러블 등 피부 고민이 있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에겐 유니자르 제품을 추천한다”며, “원재료 함량이 높다 보니 고민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며 “처음에는 업계 사람들이 클렌징 제품을 보고 ‘씻어낼 건데 원재료 함량을 35%나 넣어도 되겠어?’라며 부정적으로 봤지만, 지금은 다들 효과를 인정한다”며, “남들의 피부 시간이 100km로 달릴 때, 우리 고객의 시간은 10km로 천천히 걸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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