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에 따라 택시업계도 변해야 하는데, 여전히 인력 기반의 패턴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운수회사의 업무 효율성은 높이고, 택시 기사님들의 근무 환경까지 고려할 수 있는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라이드(SMARTRID) 이우영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힘줘 말했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서 기획과 영업 업무를 13년간 하면서 외부인의 시각으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택시회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었다. 최근 택시회사가 어렵다고 하는 이유에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택시 회사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이우영 대표는 “AI를 활용해 반복되는 관리 업무를 효율화시키고, 택시회사 간 협업을 통해 부품 구입이나 정비 시 계약 조건을 유리하게 하는 등 체질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기사 근로 환경 개선 중계 플랫폼을 통해 택시 기사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회사에는 높은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고, 젊고 유능한 택시 기사를 유입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무관리 도구 솔루션으로 택시업계 ‘상향 평준화’ 꾀한다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알게 된 이우영 대표는 시대에 맞게 밸류업 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하며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2021년 9월, 스마트라이드를 창업한 그는 먼저, 표준 계약이 없는 탓에 회사의 영업력에 따라 외부와의 계약 조건이 판이해지는 현실을 바꾸고자 했다.
이우영 대표는 “택시회사는 특성상 자동차 관련 부품 구입을 자주 해야 하고, 정비 부분에 있어 꼼꼼히 신경 써야 한다. 그러다 보니 수완 좋은 대표가 있는 회사는 좀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등 회사별로 결과물이 달라지는 현상을 자주 목격했다”며, “전국에 법인 택시회사만 1654곳이고, 서울에만 255개가 있는데, 이 회사들이 힘을 합쳐 단체계약을 하면 좀 더 많은 회사가 저렴한 단가에 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관리 시스템 중 하나인 기사 관리 업무다. 현재 모든 택시는 운수사업법에 의해 운행 정보를 기록하는 장치인 DTG(Digital Tachometer Graph)를 달아야 한다. DTG에는 몇 건의 운행을 했는지, 운행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등의 정보가 기록되며 택시회사 관리자들이 DTG를 기준으로 택시 기사의 근무 효율성 등을 확인한다. 관리자의 능력에 따라 근무효율성을 캐치하는 정도가 달라 회사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스마트라이드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의 AI 자동화 프로그램인 스마트라이드 임스 솔루션(SMARTRIDE IMMS Solution)을 통해 운행 기록을 시각화로 제공해 주고, 특별히 관리해야 할 주요 기사들을 표시해 줌으로써 근무 관리 및 부정 근무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관리자가 모든 기사의 운행 정보를 세세하게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관리자의 시간 낭비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업무를 익히면 평균 이상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
“기사가 행복해야 업계가 변한다”…긴급출동, 복지몰 서비스
택시회사의 시스템 개선과 더불어 이우영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기사 복지’ 부분이다. 먼저, 운행 중 기사가 가장 불편해하고 난감해했던 긴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타이어가 펑크라도 나면 기사가 직접 수리하거나 알아서 응급조치해야만 했다. 택시회사가 호황이던 시절에는 야간 정비반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인건비가 높아지고 교통 체증이 심한 요즘에는 보기 힘든 광경”이라며, “아마도 새로 오는 택시 기사들은 대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이우영 대표는 보험사 출동 서비스 개념을 택시업계에도 적용했다. 2024년 8월 SK스피드메이트와 제휴를 맺고 먼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출동 및 처리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는 “렉카차 등 긴급출동 서비스를 부를 때마다 업체별로 비용과 기준이 일정하지 않아 택시회사의 고심이 컸다”며, “스피드메이트는 명확한 요금 체계가 있고, 평균 15분 내로 출동해 전문적인 차량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회사와 기사의 만족도가 높다. 그래서인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이 나서 업계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현재 서울 지역의 30개 회사에서 스마트라이드의 ‘현장 출동 및 처리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운행 대수 비율로 따지면 서울지역 택시의 15%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우영 대표는 특히 운행 대수가 많은 택시회사에서 이런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고 했다.
12월부터는 스피드메이트 가입 회사를 중심으로 사고 처리 지원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업계 특성상 보험회사 가입이 어려워 사고가 날 경우 초동 조치를 제때 하지 못해 택시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부분을 고려해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택시 기사의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도록 영업용에 특화한 안전 운행 점수 시스템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택시 기사들의 업무 일지를 좀 더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D NOTE’라는 앱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회사에서는 배차, 노무, 수입 관리 등을 운영관리 프로그램으로 할 수 있고, 기사들은 자신의 수입금 관리를 스마트폰 클릭 몇 번으로 할 수 있는 데다 비대면으로 행정 처리가 가능해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법인회사만 사용할 수 있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개인택시에까지 확대해 세무대행 서비스까지 할 수 있도록 론칭할 예정이다.
택시 기사의 ‘개인 복지’에도 신경 썼다. 전국의 택시 기사들이 20~30만명 이상 되는데, 이들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없다는 데 착안한 아이디어다. 그 스타트는 ‘택시 기사 전용 복지몰’이다. 회사가 택시 기사에게 복지포인트를 지급해 임직원 특가상품을 복지몰 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택시 기사는 회사에 대한 애사심은 물론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 업무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안전 운행 점수가 높을수록 탄소배출이 적게 배출되는 것을 감안해 ‘친환경 운전 습관’에 따른 인센티브를 에코 포인트로 제공해 택시 기사의 안전운전 동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버스, 트럭 등 운수업 전체로 서비스 확장할 것”
스마트라이드의 서비스가 업계에서 확장해 가고 있는 만큼 스마트라이드의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우영 대표의 다음 목표는 기사와 승객을 연결하는 호출 영역으로의 확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택시 특화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빨리, 저렴하게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대중교통으로서의 택시 이외에 고급 서비스를 지향하는 특화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분명히 있다”며, 현재 변화의 단계에 있는 택시업이 좀 더 높은 퀄리티의 서비스와 인력, 수익을 위해서는 이런 타깃을 위한 서비스도 활발해져야 한다. 우리가 이런 선순환의 스타트를 끊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급 택시 특화 서비스 같은 영역이 비즈니스적으로 메이킹이 된다면 우리의 독자적인 콜과 예약 서비스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호출 영역에 있어서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런 플랫폼을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비즈니스적으로 많은 고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운수업 전체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대표는 “스마트라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사와 아닌 회사는 분명히 근로환경과 매출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변화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법인 택시뿐만 아니라 택시업 전체로 확장하는 게 목표이고, 향후에는 운수업 전체로 확대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