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도 K-팝처럼 재밌고 감각적일 수 있다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사…㈜에프엔아트컴퍼니 임로운 대표 

 

“어떤 한 시대를 관통했던 ‘오리지널리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재의 가치관과 달라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오리지널이 지닌 핵심은 후세에 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련된 방식으로 변형을 가미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에프엔아트컴퍼니(FN ART COMPANY) 임로운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힘줘 말했다. 

한국무용을 공부한 임로운 대표는 자연스레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그중에서도 전래동화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전래동화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래동화에는 많은 교훈이 담겨있지만, 지금의 시대상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그는 예로부터 내려오던 전래동화에 현대적인 감각을 녹여 원문의 핵심가치와 의미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전통문화에 세련미와 감성 입혀 시대상을 반영하다

FN아트컴퍼니는 임로운 대표가 취미로 시작했던 작은 유튜브 채널이 도화선이 됐다. 2019년 K-팝 댄스 커버와 창작 춤을 선보이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는데,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구독자가 1만명을 넘어가는 등 반응이 즉각적으로 왔기 때문이다. 이에 임 대표는 영상 콘텐츠와 비즈니스를 결합할 방법을 고민하다 ‘전래동화’를 테마로 잡고 사업 구상을 본격화했고, 2021년도에 FN아트컴퍼니를 세웠다.

 

임 대표는 “콘텐츠 IP로 제작할 주제를 찾다가 춘향전이 첫 작품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스테디한 고전소설이다 보니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변형이 되면서 사용돼, 한국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여기서 조금만 변형을 하면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FN아트컴퍼니가 제작한 춘향전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스토리와 큰 줄기는 같지만, 세부적인 면모를 들여다보면 요즘 현대인들의 고민과 삶의 희로애락을 녹여낸 흔적이 역력하다. 

예를 들면, 등장인물 중 몽룡이 대신 가상의 여성 인물을 넣어 춘향이와의 우정에 더 포커스를 뒀고, 이를 통해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 작품은 전라북도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지원사업에도 선정됐고, 이를 계기로 점차 사업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임로운 대표는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시기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손쉽게 볼 수 있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온라인 콘텐츠로 만들어 가볍게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런데, 춘향전이 남원 지역의 대표 이야기이다 보니 전북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줬다”며, “로컬 콘텐츠인 춘향전에 현대적인 영상미를 부여하고, 춤과 연기를 더해 영상 시리즈물로 제작했다”고 뿌듯해했다.

이후 한국의 요괴들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한 ‘요괴도감’과 한국의 호랑이를 주제로 한 ‘포효:TIGER SAYS’, 우렁각시를 주제로 한 ‘우렁각시’ 등의 작품을 연달아 기획, 제작했다. 

그중에서도 ‘포효:TIGER SAYS’는 2022년도에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제작한 작품인데, 2024년도에 한국관광공사의 후원을 받아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한 번 더 제작할 정도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임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콘텐츠로 총 러닝타임은 12분이다. 과거의 호랑이와 현대의 호랑이를 두 파트로 분류해 과거의 호랑이가 가졌던 의미와 현대의 호랑이가 가졌던 의미에 시대상을 녹여내 삭막해진 사회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과거 파트와 현대 파트 모두 국악기를 기반으로 음악을 구성하고 있지만, 현대 파트에는 K-팝의 색깔이 묻어나는 여성 래퍼의 랩핑을 가미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한국의 호랑이를 주제로 만든 콘텐츠를 해외에서도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천공항, 해외의 국제공항을 타깃으로 상영이 될 수 있는 콘텐츠로 제작하려고 했다”며, 콘텐츠 판로 확장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여 ‘오리지널’의 힘 알릴 것

 

FN아트컴퍼니는 오리지널리티의 가치에 집중하고, 핵심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콘텐츠에 적용하고 있지만, 이를 전면에서 받아들여야 할 대중과의 접점을 맞추는 일이 창작자로서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라고 했다. 

 

임로운 대표는 “대중이 정말 좋아할지 분석하는 게 가장 힘들다. 우리가 추구하는 예술적인 부분과 대중이 원하는 대중성에 대한 부분이 상충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면 IR에서 우리의 작업물을 보여주면 신춘향전에 대한 반응이 가장 뜨겁다. 공연의 형태로 제작했기 때문에 원테이크를 많이 쓰고, 흰 호리존에서 조명과 퍼포먼스만 들어가서 우리 자체적으로는 그동안의 작업물 중에서 가장 퀄리티가 낮다고 평가했던 작품”이라며 의아해했다.

 

이어 “이런 것만 보더라도 대중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 엄연히 존재한다. 따라서 이 중간 지점을 찾아내 좋은 퀄리티로 재미있게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N아트컴퍼니는 ‘FROM-NOW’의 앞 글자를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만큼 오리지널이 가진 핵심가치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그 안에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가치를 녹여내 트랜드에 뒤지지 않는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회사의 모토 또한 ‘가치를 전달할 수 없다면 혁신도 없다’이다.  

이를 통해 FN아트컴퍼니의 올해 목표는 해외의 공항에 자체 제작물이 올라감으로써 대한민국의 전통을 알리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의 오리지널 스토리 콘텐츠 외에 브랜드의 오리지널 가치를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임 대표는 “철저한 원문 분석을 통해 영상물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브랜드 공연 등 창작물의 IP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다. 이와 함께 브랜드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에도 FN아트컴퍼니의 콘텐츠를 녹여내고 싶다”며, “앞으로 오리지널리티를 가장 재미있게 표현하는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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