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구조를 ‘설계’하는 ‘평생 파트너’ 될게요

입시 면접·취업·경력 컨설팅…인크레듀 최지혜 대표 

 

“대학을 졸업하던 때만 하더라도 저 역시 남들과 다르지 않았어요. 취업을 준비하던 학생에 불과했고, 열심히 노력해서 금융권에 인턴으로 취업했습니다. 그런데, 연수원에서 한 강사님의 강의를 들은 후, 제 인생을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인크레듀 최지혜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취뽀(취업뽀개기)’ 시절을 회상하며 말했다. 남들 다 가고 싶어 하던 국내 굴지의 은행에 인턴으로 ‘취뽀’했지만, 연수원에서 강의하던 강사의 ‘지금 이 일이 정말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입니까?’라는 질문에 ‘이게 내 길이 맞나?’라는 마음속 울림이 수면 위로 튀어 올라왔고, ‘뭔가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고 한다. 

 

최지혜 대표는 “내가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 심지어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고민까지도 절절이 와닿는다”며, “이들에게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합격’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입시 면접부터 취업, 경력개발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개성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로 평생의 커리어 성장을 돕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번아웃’에서 배운 인생 ‘리디자인 교육’의 중요성

 

교육 컨설팅 회사로 이직한 최지혜 대표는 3년 후 팀장급으로 올라갈 정도로 컨설턴트로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고속으로 성장하다 보니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과부하가 발생했고, 커리어 전환을 위해 경상북도에 있는 한 국립대의 취업 컨설팅 교직원으로 일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이직하면 나아질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괜찮은 것 같다가도 번아웃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거다. 그러다 결국에는 신체적 통증으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병원에 가도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내가 왜 아픈지’ 원인을 찾아가는 시간만 2~3년이 걸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심인성 통증이었다”라고 털어놨다.

 

퇴사 후, 본격적으로 치료에 들어간 그는 1~2년 후부터 통증이 안 느껴지는 날이 서서히 늘어나며 어느 순간,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즐기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내 인생에서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의미 없는 것 같았던 시간들이 모여 나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이 경험은 ‘교육은 경쟁의 수단이 아니라, 존재를 회복시키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했다. 그리고 이런 깨우침이 한 사람의 인생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리디자인(REDESIGN) 교육의 가능성을 보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커리어 여정을 주도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돕는 인사이트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한다. 

 

‘교육을 통해 신뢰와 통찰을 함께 쌓아가는 곳’이 되겠다는 그의 마음을 담아 회사명도 Insight+Credibility+Education의 앞 글자를 따, ’인크레듀(Incredu)‘로 지었다.  

 

‘합격’이 인생의 끝은 아니다…전주기 교육 파트너

 

 

최지혜 대표는 ‘한번 연을 닿았으면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는 소명의식으로 일한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에서 ‘합격’, ‘입사’ 이후에도 여전히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수많은 학생과 직장인을 만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설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그 안에는 개인의 ‘특질’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크레듀가 ‘전주기 교육 컨설팅’을 지향하는 이유다.  

 

“커리어는 어느 한 시점의 결과가 아니라 연결된 흐름이다. 단순히 입시, 취업, 경력개발 교육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 흐름 속에서 진로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는 커리어 설계를 지향한다. 입시에서의 전공 탐색이 대학 시절의 경험 축적과 직무 탐색으로 이어지고, 그 경험을 통해 경력개발 단계에서 ‘삶의 방향을 재설계’하도록 돕는다”며, “한 사람의 인생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평생의 커리어 여정을 함께 하며 ‘인생 리디자인 플랫폼’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지혜 대표는 기억에 남는 몇 사례도 공유했다. 

 

“10대의 경우, 성인의 첫발을 내딛는 대학 진로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수시 과정에서 생애 첫 면접이라는 두려움과 긴장감을 많이 느낀다. 하물며,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의 학생은 이런 공포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며, “너무 내성적인 탓에 온라인으로 컨설팅하는데도 화면을 차마 켜지 못하던 학생이 있었다. 그러다 어떤 날은 화면을 켜고, 그다음에는 이마 등 얼굴의 한 부위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마음을 열었고, 결국 합격이라는 기쁨을 안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 다른 학생 역시 내성적인 성격 탓에 발표를 어려워했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컨설팅받고 자신감을 얻은 후,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고, 대학 시절에는 학생 멘토로 활동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학생도 있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인크레듀의 ‘취업 대비반’을 통해 사회복지 실습 과정에서 발견한 데이터 관리 능력이라는 잠재력을 살려 취업에 성공했고, 3년간의 실무 경험을 쌓은 뒤, ‘경력개발·이직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복지 데이터 기획자라는 커리어를 설계해 지금은 복지행정 IT 플랫폼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는 청년도 있다고 소개했다.

 

최지혜 대표가 특히 잊지 못하는 지원자도 있다. 사이버대학교를 졸업한 후, 중소기업에서 1년간 근무했던 20대 후반의 남성이었는데, 그의 목표는 중견기업 취업이었다고 한다. 

 

“첫 만남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서류에서 모두 탈락해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그 원인을 사이버대 출신이라는 것에서 찾으며 한탄했었다. 나는 그의 시선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의 핵심 훈련법인 리버스 기법(Reverse Method)을 적용해 ‘면접관의 시각’에서 자신의 서류를 평가하게 했고, 자기 서사 재구조화 훈련을 반복하면서 학력 콤플렉스가 아닌, ‘직무 전문성’ 중심으로 언어를 바꿔나갔다”고 했다.

 

이어, “그가 현장에서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소개, 모의 면접 등을 진행했는데, 서류 합격조차 어려웠던 그가 2025년 하반기 국내 최대의 통신사 계열사에 최종 합격했다”며, “‘면접을 준비한 게 아니라, 제 인생을 다시 디자인한 것 같습니다’라는 인사를 받았을 때 보람찼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이를 통해 ‘핸디캡을 극복하는 힘은 스펙이 아니라 구조화된 자기 이해, 이를 현실의 언어로 표현하게 만드는 체계적인 훈련’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개인이 가진 경험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역량 단위와 교차 분석한 X-NCS 매칭(eXperience-NCS Matching)→리버스 기법→피드백 루프로 이어지는 3단 구조형 성장 모델은 인크레듀만의 강점이다. 

 

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기반으로, 사고의 전환을 유도하고, 표현의 완성도를 만들어내는 이 방법은 이론적 강의가 아닌, 정밀한 커리어 엔지니어링 시스템을 제공한다. 더불어 ‘마음 챙김 글쓰기 명상’, ‘심리 치유 & 긴장 이완 프로그램’ 등 자기성찰과 셀프 힐링 교육을 통해 지원자의 마음도 챙긴다. 

 

최 대표는 14년간 대학, 공공기관, 기업 현장에서 축적한 500회 이상의 강의와 1500명 이상의 1:1 컨설팅 데이터를 통해 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 번에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를 제한해 교육의 ‘질’에 초점을 맞춘다. 즉, 개인뿐만 아니라 HRD 및 면접관 교육을 통해 조직 성과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커리어 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도 서류 ‘광탈’…청년 커리어 설계에 힘 보탠다 

 

현재 최지혜 대표는 경희대학교 겸임교수이면서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취업 컨설턴트라는 직책도 맡고 있는데, 그가 대학 현장에서 느낀 젊은층의 고민은 안쓰러울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서 ‘커리어는 운이 아니라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즘 청년들은 커리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이미 번아웃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일례로, 매주 서울대 학생들을 만나는데, 학벌로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를 달리는 그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류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며, “그만큼 취업 시장이 안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기업에서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 그중에서도 경력직을 더 선호해서 생긴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취업이 잘 안될 것 같으면 대학원으로 진로를 바꿔 연구직 쪽으로 나가거나,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학위와 직무 간 불일치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도 많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전공과 직업의 불일치율은 약 50%인 것만 봐도 이런 고민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스펙 쌓기에 치중된 교육이 오늘날 일자리와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최 대표는 “구직 절벽과 불확실성, ‘일자리’ 기준이 가치관 중심으로 바뀐 것, 학위와 직무 간 불일치 문제가 겹쳐 커리어 문제는 10년 전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띤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커리어 설계는 저학년 때부터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의 주관도 뚜렷해야 한다. 어떤 경우는 학부 연구실로 들어오라는 교수의 제안에 2년 동안 연구실에 붙잡혀 있다가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며, “아무리 취업 시장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 누군가에게 흔들리지 말고, 주관대로 자기의 관심사, 흥미 등을 충분히 탐색하고, 진로 설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직을 준비하는 장년층의 문제도 가볍지 않다. 그들에게 취업은 ‘생계’이기 때문에 꿈, 비전보다는 ‘급여가 정확하게 들어오는지’, ‘근무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등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20대였을 때와 지금 취업시장의 변화로 당장 이력서 양식에서부터 낯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인크레듀는 이들을 위해 자기소개서부터 면접에 이르는 ‘스킬 교육’을 통해 커리어 설계를 하고 있다. 

 

최지혜 대표는 인생의 첫 커리어 단추가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깨닫고,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좀 더 돕기 위해 진로 및 직업 상담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준비 중이다.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본인이 만족하는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상담 기법 모형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모형을 토대로 논문도 쓰고, 현장에서 적용할 계획”이라며, “입시에서 취업, 경력개발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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