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문가에서 ‘운동의 재미’를 파는 창업가로

통합 운동 멤버십 플랫폼…㈜크램 김수민 대표 

 

새해가 되면 직장인들이 꼭 다짐하는 게 있다. 바로 ‘운동’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규칙적인’이라는 조건이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영업직처럼 업무 이동이 잦은 직군은 ‘운동 센터를 등록만 해놓고 진득하게 다니지 못하는 이유’가 마치 자기에게 잘못이 있는 것처럼 탓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운동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임직원이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그만큼 회사로서는 ‘돈 낭비’만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운동 복지 플랫폼 잼플(Jamful) 운영사인 ㈜크램의 김수민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하나의 운동센터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점심시간 리프레시 요가, 사내 복지테마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과 맞춤형 구성으로 웰니스 플랫폼을 넘어 실행력을 가진 운영 파트너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사고파는 사모펀드 전문가 ‘웰니스’에서 인생 해답 찾다

중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후, 국제고를 거쳐 글로벌 경영학을 전공한 뒤, 영국의 사모펀드 기업에서 8년간 투자 관련 업무를 진행했던 김수민 대표는 인생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인재다. 

특히, 세계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영국 런던에서 최소 3000억달러 이상 되는 기업들을 사고, 파는 회사에 근무하며 일의 재미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아니러니하게도 진정한 삶의 의미는 ‘본질’에서 찾는 경우가 많은데, 김수민 대표에게는 그 본질이 ‘웰니스(Wellness)’였다. 

“내가 하던 업무가 돈을 굴리는 일이고,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잘 한다는 자신감도 있다 보니 그 재미는 배가 됐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이 일을 20~30년 한들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고 밥을 먹으며 일상의 활력을 찾았던 영국의 생활 체육 문화를 경험하면서, 단순히 몸을 가꾸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통제하고 돌보는 과정이 주는 효용감을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직장인으로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다는 우울감, 번아웃 등을 운동으로 풀면서 ‘신체를 스스로 통제하고, 케어할 수 있다’는 점이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던 것이다. 

김수민 대표는 이런 영국의 웰니스 문화를 한국 시장에 맞게 로컬라이징해 더 많은 사람이 쉽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2023년 회사를 설립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한국으로 돌아왔다. 

임직원에겐 시공간 제약 없애고, 기업엔 행정관리 부담 낮춰

잼플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세팅한 지 1년 만에 수도권의 운동센터 700여곳과 기업 100여곳을 사로잡으며 웰니스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체력 단련비 등 기존 기업 복지시스템의 한계를 깨고, 획일적인 헬스장 제휴나 현금성 지원이 아닌 2030 세대에 맞춘 ‘초개인화 운동 플랫폼’이라는 점이 기업과 사람들의 니즈에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수민 대표는 “퇴근 후 ‘부장님과 다니기 싫어 개인적으로 운동센터를 끊는다’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부장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에 임직원들의 니즈를 세밀하게 파악해 그들이 하고 싶은 운동을 원하는 장소에서 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잼플의 회원들은 다양한 곳에서 필라테스, 폴댄스, 클라이밍 등 약 50가지 종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원할 경우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며 소통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경험을 할 수 있다. 김수민 대표에 따르면, 예약의 30%는 ‘함께’ 운동하는 회원들이다.

기업에는 행정관리 업무를 줄여주는 효과를 제공한다. 엑셀로 관리하던 복잡한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고, 실사용 기반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 낭비되는 예산 없이 사용하는 만큼만 비용이 발생하는 합리성을 제공한다. 특히, 임직원들에게 일일이 영수증을 받아 출석 체크를 하고, 이에 따른 환급 업무를 하는 등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도 ‘더하기’ 복지라는 점에서 기업과 임직원의 만족도가 크다. 김수민 대표는 “복지의 기본 원칙은 ‘더하기’여야 한다. 기존의 권리를 뺏기는 느낌이 들면 임직원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서비스는 유연하다”며, “예를 들어, 체력 단력비를 현금으로 주던 회사라면 기존 것에 우리 서비스를 더하는 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에서 지급하는 체력 단련비 외에 임직원이 개인적으로 충전을 통해 더 많은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며, “실제로, PT, 테니스 등 다양한 종목을 알차게 쓰는 분들이 많다”고 뿌듯해했다. 

운동센터 또한 잼플을 통해 기업 고객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 즉, 단순한 운동 매칭을 넘어 기업과 임직원, 운동센터를 하나의 건강한 생태계로 묶어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운동하며 네트워킹도…AI 시대 더욱 값진 ‘면 대 면 커뮤니티’

 

김수민 대표는 기술이 고도화되는 AI 시대일수록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에너지를 나누는 오프라인 공간의 가치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람들이 운동을 매개로 건강한 에너지를 나누는 문화는 세월이 지나도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잼플만의 커뮤니티는 2030의 도파민을 분출할 소통의 창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SOC(SATURDAY CORE CLUB)라고 해서 운동과 RAVE 파티를 결합하기도 하고, 잼그라운드(JAM GROUND)는 운동 후, 함께 차를 마시며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다. 이외에도 잼플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러닝 크루(Running Crew)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한국에서 즐겁고, 다양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며, “운동을 넘어,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고, 함께 생산적인 것을 나눌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야말로 AI 시대에 살아남는 핵심 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민 대표는 내년 10배 성장을 목표로, 직장인을 넘어 시니어와 주니어까지 아우르는 ‘전 국민 웰니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한, 향후에는 해외로 나가 K-운동 문화를 전 세계에 퍼뜨리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서비스명도 운동을 통해 자기의 삶을 재미있고, 풍성하게 채워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재미를 뜻하는 ‘JAM’과 가득함을 뜻하는 영단어인 ‘FULL’을 합쳐 잼플이라고 지었다. 내년에는 서비스를 전국구로 넓혀 좀 더 다양한 기업과 협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곧 다가올 2026년이 기대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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