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위기…“투자 늘린다” 작년 반토막도 안돼

제조업체 셋 중 한 곳은 투자 감소 예고…“고물가·고금리가 리스크” 

 

새해 들어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이 10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3일 발표했는데, 새해의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년과 동일 수준’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작년보다 감소’라는 답변이 33.9%에 달했으며, 반면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2.6%에 그쳤다. 

지난해의 같은 조사에서는 투자를 ‘작년보다 늘려 공격적으로 운영할 전망’이라는 답변이 41.6%였다. 불과 1년새에 29%p 감소한 것이다. 반대로 감소와 동일 수준을 합친 보수적 답변은 지난해 58.4%에서 2023년 87.4%로 크게 증가했다. 

기업들이 전망하는 2023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16%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치가 1.5∼2.0% 수준인 것과 비교해보면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여건이 더 좋지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고물가, 고금리의 어려움 속에 내수 위축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기업들이 응답한 전망치는 1.0∼1.5% 구간이 30.6%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1.5∼2.0% 구간(28.8%), 0.5∼1.0% 구간(15.4%)이 뒤를 이었다. 마이너스 역성장을 전망한 기업도 8.8%였던 반면 3% 이상을 꼽은 기업은 0.4%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결과의 가중평균값이 1.16%였다. 

◇지난해보다 매출 1.0% 감소, 수출 1.3% 감소=새해 매출과 수출 실적이 작년과 비교해 어떨 것으로 전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동일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이 33.1%로 가장 많았다. 구간별로 나눠서 보면 마이너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34.5%, 플러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32.4%로 가중평균값은 –1.0%로 집계됐다. 

수출 전망의 경우, 43.2% 기업이 ‘동일 수준’을 전망했지만 마이너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26.2%, 플러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30.6%로 가중평균값은 –1.3%로 집계됐다. 

새해 매출 전망치를 상대 비교해 새해 업종별 기상도를 분석해본 결과, 가장 맑은 업종은 제약, 화장품, 전기장비 순이었다. 반대로 한파가 몰아질 업종은 비금속광물, 섬유, 정유·화학, IT·가전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제약은 코로나 특수가 이어지고 있고, 화장품은 중국 소비회복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원자재 비중이 높고,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업종은 부진한 전망을 보였다. 

식품, 자동차, 조선, 의료·정밀은 소폭이지만 매출 증가 전망이 나와 약간 맑음으로 분류됐다. 철강, 기계, 목재·가구는 소폭의 매출 감소 전망이 나와 흐림으로 분류됐다. 

◇고물가·고금리에 경기침체까지…리스크 요인=기업들은 새해 한국경제를 위협할 리스크 요인으로 3고 현상의 지속과 내수소비 둔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었다.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리스크 요인에서, 기업들은 고물가·원자재가 지속(67.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내수경기 침체(38.2%), 고금리 지속(29.2%), 원부자재 수급 불안(17.8%), 고환율 장기화(16.7%) 순이었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둬야할 과제(복수응답 조사)로 기업들은 경기상황을 고려한 금리정책(47.2%)과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4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자금조달시장 경색 완화(32.2%), 규제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21.7%), 수출 및 기업활동 지원(21.3%), 공급망 안정화(20.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코로나의 정상화 과정에서 전세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인 만큼 누가 선제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경기회복기의 득실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