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등으로 인한 집값 하락과 거래 실종은 아파트와 주택을 넘어 빌딩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빌딩은 금리에 민감해 보인다. 금리인상은 2021년 후반부터 시작됐으나, 실질적으로 부담이 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6월 이후부터다. 2021년도에 빌딩을 매입한 사람들 중 대출 변동금리가 6개월 단위라면, 대출실행 후 첫 6개월 이후의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서 ‘영끌’한 투자자의 경우에는 큰 부담이 됐다.
2021년뿐만 아니라 2020년도에 저금리로 투자한, 특히 대출을 매입가격의 70~80% 이상 끌어쓴 투자자는 임대료가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이자만 높아져, 투자자가 대출이자를 더 지불해야 되는 사례들도 많다. 그래서 이런 투자자의 경우 급매로 다시 내놓는 경우가 발생했다. 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대출이자를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급매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지역 특히 강남지역은 어땠을까. 강남지역도 급매들이 나오고 있는데, 강남구의 여러 동들 중에서 어느 지역에서 급매가 많이 나올까?
우선 청담동, 삼성동, 대치동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이 돼 있어 빌딩투자 시 실사용을 해야 된다. 일부를 사용해야 되기도 하지만 사옥용도, 즉 실사용을 하는 매수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급매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분위기다.
반면 신사동, 논현동, 역삼동의 경우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실사용 외의 투자 수요가 많았다. 주택투자의 일부 사례처럼 영끌로 산 투자자나, 부동산 투자 외의 투자자 본래의 사업이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은 금리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내놓는 것이다.
즉 강남구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미지정 지역인 신사동, 논현동, 역삼동에서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이다.
또 주택과 마찬가지로 빌딩 거래량도 2021년 대비 많이 줄어들었다. 강남구의 경우 2021년도는 월평균 40건이 거래됐다면, 2022년도는 월평균 20건이 거래돼 전년대비 거래량이 50% 수준이다.
일부 지역은 아직도 호가가 높은 상황에서 매물이 나와있고, 상대적으로 입지 등이 빠지는 지역에서 급매로 나온 빌딩 등이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빌딩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2021년과 2020년도 수준의 가격인지 확인한다면 고점에서 매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과거 시세에 민감해야 급매를 잡을 수 있다. 강남지역의 특성상 급매가 나오면 빠르게 소진되기 때문에 여력에 맞는 수준에서 투자할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2023년에도 강남지역에서는 높은 호가로 내놓는 매도자와 대출금리를 부담할 여력이 있는 매수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에 맞는 유리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중기이코노미 기업지원단 부동산센터 안경상 센터장)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