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전세계로 확산된 원인을 놓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플랫폼과 콘텐츠라는 한류의 강점에 대해 전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전경련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초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류 확산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한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유튜브·넷플릭스 등 유통 플랫폼의 발전 및 다양화(34.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아울러 발달된 문화콘텐츠 산업 시스템과 기업의 적극적 투자·홍보(28.2%), 신선하고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이를 활용한 질 높은 콘텐츠(21.0%), 한국 문화에 대한 글로벌 관심의 증가(12.2%) 등을 주된 원인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해외의 한류 콘텐츠 경험자들이 한류를 접한 경로를 보면,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지난 3월 ‘2023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2년 기준)’를 발표했는데, 해외 26개국 한국문화콘텐츠 경험자 2만5000명은 드라마(67.6%)와 영화(70.0%)의 경우 넷플릭스의 이용 비중이 크게 높았다.
또, 예능(67.6%)과 음악(81.1%), 애니메이션(66.1%)은 유튜브를 통해 주로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음악을 유튜브로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데 대해 문체부는 “보는 음악으로서의 K-팝의 특징과 세계적인 인기를 방증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아이치이, 애플티브이 등을 통한 접촉 비율이 증가하면서 콘텐츠 이용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있었다.
◇한류 국가대표…BTS부터 웹툰까지=한류 국가대표에 대한 인식은 우리 국민보다 해외 한류콘텐츠 경험자들의 응답이 훨씬 다양했다.
우리 국민들은 한류 국가대표라고 할 만한 콘텐츠로 BTS 등 K-POP 및 아티스트(65.9%)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오징어게임·기생충 등 K-영화와 드라마(26.4%), 만두·라면 등 K-푸드와 더 히스토리오브 후 등 K-뷰티(3.4%), 여신강림·머니게임 등 K-웹툰 및 예능(2.6%), K-게임(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소비자들의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률을 보면 음식이 72.3%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영화(67.7%), 음악(63.2%), 드라마(61.2%) 순이었다.
자국 내에서 한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인기도 평가에서도 음식(49.1%)에 대한 평가가 가장 높았다. 또 뷰티(46.5%), 음악(45.9%), 패션(42.6%), 영화(39.4%), 게임(36.9%)에 대한 인기도 평가가 높았다.
한류 소비자들이 분야별로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를 보면, 드라마는 오징어게임(11.3%)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8%), 영화는 기생충(9.1%)과 부산행(6.9%), 가수는 방탄소년단(31.3%)과 블랙핑크(10.8%), 게임은 배틀 그라운드(10.3%)와 라그나로크(9.7%)의 응답 비중이 높았다.
◇한류 확산…한국 이미지 긍정적으로=한류가 한국의 글로벌 위상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인식은 우리 국민과 해외 소비자들의 인식이 비슷했다.
우리 국민들은 한류로 한국과 한국인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58.8%), 대체로 그렇다(30.7%) 등으로 답해, 89.5%가 한국의 이미지와 경쟁력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했다.
해외소비자들 역시, K-콘텐츠 경험 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이 60.3%에 달했다.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인식은 4.9%에 그쳤고, K-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비율이 27.1% 수준이었다.
K-콘텐츠로 높아진 국가이미지는 식품, 화장품, 가전제품 등 연관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7.1%는 K-콘텐츠가 한국산 제품과 서비스의 구매·이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잘 모르는 브랜드라도 한국산이면 구매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7.2%에 달해 K-콘텐츠 소비가 연관산업까지 미치는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K-콘텐츠가 인기를 끈 지역을 중심으로 뷰티 등 소비재 산업의 진출이 활발했던 그간의 경험과도 일치한 결과로, K-콘텐츠 육성 및 지원책 마련 시 유념해야 할 지점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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