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중소기업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재권 수지 개선을 위해 중소기업의 기술역량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3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반기 기준 역대 다섯 번째 흑자다. 흑자 규모로 따지면, 2019년 하반기 3억5000만 달러 흑자 이후 역대 2위다.
흑자폭이 늘어난 것은 국내 음악과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가 국제적으로 흥행하면서, 문화예술저작권 수출이 증가한 것이 주요 이유다. 반면 산업재산권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1위를 기록한 저작권은 15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BTS·블랙핑크 등 한류 가수의 음악과 영상 등이 전세계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문화예술저작권 수지가 3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결과다. 1년 전 1억4000만 달러 흑자보다 그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반면 산업재산권은 10억8000만 달러 적자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3억70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산업재산권 중 특허 및 실용신안권의 경우 5억7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1억1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4배 이상 늘어났다. 반도체 불황에 따른 국내 대기업의 베트남 현지법인 수출 감소, IT 및 자동차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입 확대에 따른 결과다.
◇대·중소기업 지식재산권 격차 뚜렷=지식재산권 무역수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확연한 것이 문제다.
대기업 전체는 28억1000만 달러 흑자를, 국내 대기업만 따로 보면 28억5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대로 중소·중견기업은 국내 중소·중견기업(2억7000만 달러)과 외투 중소·중견기업(22억5000만달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경우는 현지 법인에 대한 특허권·상표권 등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며, 중소기업은 컴퓨터 프로그램 수입 확대에 따른 결과다.
이처럼 대·중소기업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격차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식재산권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출원·권리보호를 위해 지식재산 3법(특허법·상표법·디자인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송갑석 의원실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 중소·중견기업의 적자 폭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한국의 특허출원 건수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글로벌 지식재산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높지 않다 보니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 역량도 늘 제자리걸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디지털 전환 시대가 가속화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지재권 산업 육성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중견기업의 지재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촘촘히 마련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특허 출원은 많이 하지만 원천·표준특허가 부족하므로, 중소·중견기업의 지재권 역량 강화를 통해 해당 분야를 기반으로 한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만 한다”며, “이를 위해 신산업에 대한 혁신적 특허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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