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10곳 중 6곳은 공급망 ESG 실사에 대한 준비가 여전히 부족하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글로벌 공급망 ‘ESG 실사 현황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59%는 공급망 실사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 ‘별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와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각각 32.8%, 26.2%였다. 즉 ESG 성과가 낮은 것으로 판단될 때, 거래가 끊기거나 납품량이 줄어드는 등 경영리스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센터 권성식 센터장은 경기FTA통상진흥센터가 최근 개최한 ‘글로벌 공급망 ESG 실사 요구 대응을 위한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방안’ 설명회에서 미국, 유럽연합, 캐나다 등 주요국들의 ESG 경영 트렌드는 기존 자발적 시장에서 법적규제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특히 탄소중립·공급망·공시 등 세가지 분야에 대해 전세계적인 규제화가 진행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급망 실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유럽연합이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해 2월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을 발표하고, 올해 6월 EU의회 승인안을 발표했다. CSDDD는 EU회원국 내 상이한 내용으로 운영되던 공급망 실사규정을 통합된 기업실사 의무법으로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제안됐으며, 기업이 자신과 공급망의 환경 및 인권 영향을 식별·예방·완화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CSDDD의 실사내용은 인권, 환경,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기후변화 등이다. ILO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수은·잔류성오염물질·유해화학물·오존층보호·유해폐기물 등이 실사대상이다. 의무조항을 위반할 경우, 전세계 순매출액의 5%의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소멸시효를 10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기업에는 위협적인 규제다.
권 센터장은 “CSDDD는 내년 상반기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며, 발효 후 2년 내 EU국가들이 국내법으로 전환해, 우리 기업들은 빠르면 2027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현장에 맞는 ESG 리스크 실사 대응 마련해야
중소기업이 ESG 실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권, 노동, 환경, 에너지, 안전보건, 윤리경영 등 국내외 인증시스템과 관련법을 정확히 알고 기업 현장에 맞는 준비를 해야한다.
◇ESG 환경경영=애플은 납품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로 제조할 것을 공급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BMW는 2020년까지 풍력바이오가스태양광 등 자가 설비와 인증서 구매를 통해 100% 재생에너지원 전격 조달을 완료했는데,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협력기업에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달성과, 2050년까지 1975년 설립 이후 배출한 모든 CO₂를 제거하는 목표를 수립하고 협력사를 대상으로 동참을 요청했다.
환경부문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에너지 사용 ▲폐기물 절감, 순환 비즈니스 ▲물절약, 물부족 해결 ▲생태계 보호, 원시림 보호 ▲친환경 R&D·투자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SG 사회가치경영=테슬라는 코발트 채굴과정에서 아동 노동착취와 환경오염이 논란이 됐다. 인권침해 및 불법채굴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조했다는 이유로 국제 권리변호사회로부터 2019년 피소당했다. 이후 테슬라는 2019 임팩트 보고서에서,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월마트는 급여수준 보장,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의 자유 보장, 차별금지 및 젠터 평등 보장 등이 담긴 인권성명서를 발표하고 협력사에도 준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는 ▲아동여성강제노동 등 인권 ▲노동권안전문화 등 노동 ▲지속가능한 소비 ▲공급사슬망 ESG 확산을 통한 상생 ▲이해관계자 중심의 사회공헌 ▲COVID-19 대응과 같은 긴급대응 등의 이슈를 체크해야 한다.
◇ESG 거버넌스=넷플릭스는 2026년까지 격년제로 다양성 조사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다양성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2000만 달러의 창작발전기금을 투자할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2025년 말까지 리더십, 선임 디렉터 이상의 직급에 여성 비중을 기존 37%에서 45%까지 늘리고, 소수집단 비중을 29%에서 35%로 높일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2025년까지 흑인 및 소수인종 직원 채용 목표 30% 달성을 선언했다.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의사결정의 원칙 ▲준법·윤리·공정 등 지배구조 ▲리더십 ▲실행체계 구축 ▲평가·보상·인정의 내재화 ▲정보공개 등이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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