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 육아휴직자의 수가 늘어났지만, 대기업 종사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종사자에게 육아휴직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란 사실이 통계를 통해 드러났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2년에 육아휴직을 새롭게 시작한 사람은 19만9976명으로 1년전(2만4866명)보다 14.2% 증가했다. 2021년에 육아휴직을 시작해 2022년까지 육아휴직이 이어지는 경우 등을 제외한 수치여서, 실제 육아휴직자의 인원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자 중 아버지는 5만4240명으로 1년만에 28.5%(1만2043명)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어머니는 14만5736명으로 1년 새 9.6%(1만2823명) 늘어났다. 전체의 27.1%가 아버지였고, 어머니는 72.9%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아버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버지 육아휴직자 비중은 2015년 6.0%에서 매년 늘어나 2017년(12.8%)에는 두자릿수를 기록했고, 2020년(22.6%)에는 20%를 넘어섰다. 2022년 역시 2021년(24.1%)보다 3.0%p 늘어났다.
하지만 이처럼 가파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육아휴직자 10명 중 아버지는 3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어머니와 아버지간 육아휴직 사용의 편중이 아직도 심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기업규모에 따른 편차 역시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육아휴직을 쓴 아버지 중 70% 이상이 종사자 300인 이상인 대규모 기업 소속이었다. 어머니 역시 60% 이상이 대기업 소속이어서 중소기업과의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을쓴 ‘아버지 70%·어머니 60%’가 대기업 소속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아버지 중 70.1%는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소속돼 있었다. 이어서 50~299명(14.7%), 5~49명(10.9%), 4명 이하(3.8%) 순으로, 기업규모가 줄어들수록 육아휴직자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50인 미만 사업체에 속한 비중은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300인 이상 소속 아버지 육아휴직자의 비중은 2021년(71.2%)에 비해 근소하게 줄어들었지만,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다.
어머지 육아휴직자의 경우 아버지에 비해 대기업 비중이 다소 낮았지만 편중 현상이 뚜렷한 점은 다를 바 없었다. 육아휴직을 한 어머니 중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소속된 비중은 60.0%에 달했다. 이어서 5~49명(19.5%), 50~299명(14.4%), 4명 이하(5.5%) 순이었다. 50인 미만 사업체에 속한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300인 이상 소속 어머니 육아휴직자의 비중 역시 2021년(62.7%)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양극화 현상의 완화 폭은 미미했다.
2022년에 태어난 출생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좁혀봐도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2022년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을 한 아버지의 64.7%가 300명 이상 사업체 종사자였다. 이어서 50~299명(15.0%), 5~49명(14.1%), 4명 이하(5.2%) 순이었다. 어머니 역시 300명 이상 소속 비중이 58.9%에 달한 반면, 4명 이하(5.1%)와 5~49명(19.5%)을 합친 비중은 25%를 밑돌았다.
늘긴 했지만…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 부모 35명 뿐
출생아의 부모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부모의 비율 역시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하긴 했지만, 10명 중 4명에 미치지 못했다.
2022년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자 수를 출생아 100명당으로 환산하면, 총 35명에 불과했다. 한해 동안 태어난 아이가 100명이라면, 같은 해 아이를 낳은 부모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인원은 아버지가 5명, 어머니가 30명에 그쳤다. 반대로 말하면, 2022년에 아이를 낳은 부모 중 아버지 95명과 어머니 70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마저도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상승한 수치다. 2015년에만 해도 그해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자 수가 출생아 100명당 17.9명에 불과했다. 2017년(20.7명) 처음으로 20명을 넘어선 뒤, 2021년(29.7명)에서 1년만에 5.2명이 늘어나 30명대에 진입했다.
그해 아이를 낳은 부모 중 아버지 육아휴직자가 출생아 100명당 1명을 넘어선 것은 2017년(1.2명)이 처음이었다. 이후 2019년(2.1명) 2명대로 늘었고, 2021년 3명을 지나 2022년 5명까지 늘어났다. 증가율을 보면 가파른 상승세지만, 인원수로 보면 여전히 그해 아이를 낳은 아버지의 90명 이상이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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