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저평가돼 상승 제한…유가, 전쟁 영향”

2024년 환율 평균 1280원대, 국제유가 80달러 중반대 전망 

 

2024년 한해 동안 환율이 평균 1280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국제유가는 80달러 중반대를 형성하지만전쟁에 따른 변동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우리 경제의 적정환율 얼마예요?’ 보고서를 보면, 2024년 상반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00하반기 평균은 1270원으로 전망했다보고서는 현재 원달러 환율은 균형환율보다 높은 저평가 국면에 위치하고 있어 향후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균형환율은 경제수준에 적정한 통화가치를 의미하는데 추정방식은 다양하다그런데 교역조건 악화대외자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균형환율 수준이 높아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로 2023년 3분기 기준 명목 원달러 환율은 1311.7원이다보고서는 이 기간 동안 추정한 균형환율 수준이 1276.6원이라며, 2.7% 저평가 된 것으로 봤다.

 

균형환율 수준이 높아진 원인은 다양하다한국은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데다수출 상품시장에서의 가격경쟁 심화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영향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 환율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이 결과 원달러 환율은 2021년 하반기부터 균형환율을 상회하는 저평가 구간에 위치했고, “이 기간 중 원달러 환율상승은 연준 통화정책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기초 경제변수 변화 등을 반영한 균형환율 수준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4년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달러화 강세 압력 완화 속 수급여건 개선” 등의 원인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성장 및 물가 둔화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달러강세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최근 균형환율에 비해 원달러 환율이 저평가된 주된 요인이 연준의 통화긴축정책인데이것이 종료되면 원화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연준 긴축 경계감 속 금리인하 시기의 불확실성중국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미 경기둔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산업연구원 역시 비슷한 수준의 환율을 전망했다상반기 평균은 1301.7하반기 평균은 1275.0원으로 연간 1288.3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이 펴낸 ‘2024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는 2024년 원달러 환율에 대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국내 수출회복 등에 힘입어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은 불확실성 요인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산 우려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강세 요인이라며, “유가급등 동반 시 인플레 지속이 미국 고금리 기조를 유지시키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80달러 중반대 예상 많은 국제유가변수는 전쟁

 

환율불안의 요인으로 꼽힌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80달러 중반대의 예상이 나오고 있다.

 

2023년 상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근방에서 보합세를 유지하다 주요국들의 금융위기 우려, OPEC+의 추가 감산 발표미 정부 부채한도 협상의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3월 초 미국과 유럽의 유동성 리스크로 인한 금융위기 우려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미국과 스위스 당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빠르게 반등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공급감소 전망지정학적 불안정성 확대 등은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이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달러화 강세러시아 수출금지 완화원유 공급 증가로 인해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유가가 하락했다.

 

이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잠시 상승했지만상방압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미국과 OPEC의 원유 공급이 증가하면서 유가 하락세가 유지됐다.

 

산업연은 최근 IEA(국제에너지기구)가 2024년 공급 전망치를 상향 수정하며 2024년 국제유가의 하락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세계은행도 글로벌 경기둔화로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EIA(미국 에너지 정보청)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소개했다.

 

또 세 기관 모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영향은 제한적이고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만 전제하는 한편, EIA는 OPEC+의 원유 생산량 감소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도 2024년까지 일부 연장된다는 가정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24년 국제유가는 원유 생산국의 공급증가 가능성이 가격상승을 제한하고글로벌 경기둔화로 수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두바이유의 배럴당 평균 가격은 2024년 상반기 84.8달러하반기 81.2달러로 연평균 83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전쟁의 확산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유가 변동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란의 개입미국의 이란 제재강화 시 단기적으로 러-우 전쟁 시기(120달러)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을 국제유가의 최대 변수로 꼽은 것은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2024년 경제를 예상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전망의 전제 중 하나로 브렌트유가를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상반기는 86달러하반기는 85달러 수준으로 잡았다이유로는올해 4분기 이후 국제유가가 점차 둔화되는 흐름으로 예상된다면서도주요 산유국 감산 등 공급측 요인을 고려해 최근의 전망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와 함께 2024년 경제전망을 위한 주요 전제 중 하나인 국제유가가 시나리오에 따라 변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먼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단기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분쟁이 다시 심화될 경우에는 주요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차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면서연평균 국제유가 수준이 92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이 경우 2024년 한국의 성장률이 기본 전망(2.1%)보다 0.2%p 하락하고물가상승률은 기본 전망(2.6%)보다 0.2%p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반대로, “주요국 산업정책 및 친환경 전환이 글로벌 투자를 촉진하고 최근 인공지능의 빠른 진보가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빠른 반등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연평균 87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이 경우 한국의 2024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모두 0.2%p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각 기관의 예상은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대체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다만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변할 경우 이에 따른 환율 변화 등의 영향이 클 것이란 시각도 같다. 2024년 경제의 경로가 전쟁과 고금리가 낳은 불확실성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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