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수출기업, 직접수출 전환으로 수출 확대”

간접수출 312조원…정책적 지원 있다면 직접수출 확대 용이 

 

해외 바이어와의 직접적인 거래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해외로 판매하는 ‘직접수출과 달리간접수출은 종합무역상사와 같은 수출중개업자가 타기업의 완제품을 중개하는 경우 국내 직접수출업체에 자사의 원자재나 중간재 제품을 공급하는 것 등을 말한다. 이러한 간접수출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고 직접수출로 전환시 수출 외연을 확대할 수 있어 간접수출기업의 직접수출 확대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지원책은 부족해 체계적인 연구와 육성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간접수출 기업의 직접수출 확대방안’ 보고서는 많은 간접수출 기업이 직접수출을 진행 중이거나 희망하고 있으며, 높은 수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직접수출 확대가 용이할 것으로 분석했다.

 

간접수출 312조원…직접수출이 매출향상에 도움

 

우리나라 간접수출액은 지난 5년간 직접수출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 2023년 312조원을 기록했다간접수출 기업 수는 지난해 59532개로 전년 61860개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대체로 6만개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간접수출액 규모는 직접수출액의 37.7%에 이른다간접수출 규모는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3년 직접수출액이 7.5% 감소한 반면 간접수출액은 플러스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부품철강제품석유제품 등 순으로 간접수출이 많으며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간접수출이 직접수출액을 초과하는 등 그 규모가 상당해 추후 직접수출로의 전환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간접수출이 한국의 직접수출 저변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잠재기업군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출잠재력이 높은 간접수출기업의 직접수출을 장려함으로써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 수를 늘리고 궁극적으로 수출액을 높이는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무역협회가 간접수출 관련 구매기업 및 공급기업 90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공급업체 응답자의 80.7%가 최근 3년 동안 직접수출 경험이 있고특히 직접수출액이 연 1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이 23.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간접수출과 직접수출을 병행하게 된 계기로는 매출극대화(85.8%), 해외 바이어의 구매 제안(39.6%), 수출지원사업 참여(21.4%), 국내외 전시회 참가(12.9%) 등으로 답했다.

 

또한 간접수출기업은 직접수출이 ʻ매출 향상’(86.8%)에 도움이 되며, ʻ제품 경쟁력 제고’(42.0%), ʻ대내외 경기변동에 대응 강화’(23.9%)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했다직접수출의 어려움으로는 해외 바이어 발굴(60.7%)과 국가별 상이한 규제·인증(36.1%) 등을 꼽았다또한 직접수출 확대를 위해 ʻ해외거래처 발굴’(70.7%), ʻ연구·개발(R&D) 비용지원’(34.3%), ʻ전시회 참가비 지원’(33.1%) 등을 요청했다.

 

간접수출 기업의 직접수출 전환을 위한 성공요인

 

보고서는 간접수출 기업의 직접수출 전환 성공요인으로 국내 납품이력 확보를 통한 기업 신뢰도 제고 지속적 R&D 투자로 제품 혁신과 차별성 강화 CEO(경영진)의 국내외 네트워크 적극 활용 정부 수출지원제도 활용 해외 현지 에이전트를 이용한 효율적 바이어 발굴 등을 제시했다.

 

국내 납품이력 확보를 통한 기업 신뢰도 제고=보고서는 직접수출 전환에 성공한 간접수출 기업들은 오히려 국내 거래처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유명기업에 원부자재 납품시 해당 제품을 보고 타 직접수출기업에서 주문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납품 자체로 홍보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에 납품할 경우 해당 거래처의 후광효과(halo effect)가 해외 바이어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만큼 인지도 높은 글로벌 기업 혹은 대기업의 납품 이력은 통상적으로 일정 이상의 품질을 보장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지속적 R&D 투자로 제품 혁신과 차별성 강화=보고서는 중국, 아세안 등 인건비와 생산비용이 저렴한 국가와의 가격경쟁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보완하고 신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고품질의 원자재와 중간재는 고급제품 수요가 많은 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고, 특히 유럽·미국 등 고소득 소비자층이 두터운 국가일수록 하이엔드 제품 수요가 높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CEO의 국내외 네트워크 적극 활용=오랜 현업 활동으로 구축한 경영진의 네트워크는 거래처 발굴 및 수출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부자재 공급업체부터 바이어해외 에이전트 등에 이르는 네트워크는 수출을 시작하거나 지속하는데 원동력으로 작용하며ʻ입소문이 나듯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신규 거래처를 만들수도 있다. 보고서는 짧은 업력으로 네트워크가 미흡할 경우, 전시회 참관이나 교류행사 참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 수출지원 제도 활용=보고서는 수출단계별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출지원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 제도가 여러 기관에 산재돼 있어 시간을 투입해 적합한 제도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특히 처음 직접수출에 나서는 간접수출기업의 경우 자금조달단계별 전략수립바이어발굴 지원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수출바우처물류바우처 등을 활용하면 수출비용 절감이 가능하고저리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정책자금융자나 무역진흥자금을 이용하면 초기 수출비용 조달도 용이하다수출단계마다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문가 조언이 가능한 수출자문위원제도를 활용하면 좋다.

 

해외 현지 에이전트를 이용한 효율적 바이어 발굴=간접수출기업이 처음부터 좋은 조건과 신용도를 갖춘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기가 쉽지않다보고서는 현지 언어나 문화에 능통한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효율적인 바이어 발굴이 가능하다고 했다에이전트는 중개인으로서 수출 희망기업의 거래조건에 부합하는 해외바이어를 발굴하고 상담부터 계약성사에 이르기까지 도움을 제공한 후 수수료를 받는다다만에이전트와 계약시 독점판매권 조항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에이전트 신용도를 검증해야 한다. 에이전트를 거쳐 바이어와 협상시 오해가 없도록 소통에 유의해야 한다.

 

보고서는 간접수출기업이 직접수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장벽이 높아, 간접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