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기업들은 무역시장의 불확실성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수출 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안정한 글로벌 무역시장이 6개월에서 1년 가량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42.7%로 가장 많았다. 반면 6개월 이내로 끝날 것이란 예상은 16.0%에 그쳤다.
이 밖에 1~2년(18.0%), 3~4년(12.0%), 2~3년(11.3%) 등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글로벌 무역시장의 불확실성을 1년 이내로 보는 전망이 절반을 웃돌았지만,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불확실성으로는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경영상 어려운 점(복수응답)을 첫 손에 꼽혔다. 응답기업 중 가장 많은 24.9%가 트럼프 정부 관세정책의 잦은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를 지목했다. 이 밖에 ▲관세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악화(24.0%) ▲미국 수출감소(18.8%) ▲환율변동 리스크 증가(17.5%) ▲중국 덤핑수출에 따른 피해(10.5%)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으로의 수출감소도 큰 문제점이지만 경기악화, 환율,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등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도 컸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기업이 겪고 있거나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실무상 어려운 점으로는 미국 수입업체와의 단가조정 협상(53.4%)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미국 현지 통관절차 관련 정보(21.3%), 원산지 판정 기준 관련 세부정보 파악(13.3%) 등에 대한 대처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정책 지속 시 수출·영업이익 일제히 감소
기업들은 미 정부의 관세정책이 지속될 경우, 2025년 수출액은 2024년에 비해 평균 4.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8.3%↓)와 자동차·부품(7.9%↓) 등 개별 관세가 예고된 품목의 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석유화학·석유제품 7.2%↓ ▲일반기계 6.4%↓ ▲반도체 3.6%↓ ▲철강 2.8%↓ 등의 감소폭도 클 것으로 보인다.
수출감소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로 연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업들은 미 정부의 관세정책이 지속될 경우 매출액이 6.6%, 영업이익은 6.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기업 대응방안(복수응답)으로는 수출시장 다변화(26.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글로벌 생산·조달·물류 구조 재조정(19.8%) ▲환율리스크 관리 강화(16.5%) ▲동종업계 공동대응 체계 구축(15.1%) ▲원자재 리스크 관리 강화(12.3%) ▲투자연기 및 축소(7.6%) 등의 순이었다.
정부의 대응방안(복수응답)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관세율 최소화(44.6%)를 가장 많이 주문했다. 이밖에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13.6%) ▲면세 대상품목 최대화(13.1%) ▲경쟁국과 동일한 관세율 적용(9.4%) ▲수출 애로 업종에 대한 금융 및 세제지원(9.4%)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원활한 관세협상을 위해 사전에 추진해야 할 대책(복수응답)으로는 ▲미국이 주장하는 비관세 장벽 해소 노력(45.3%) ▲금리 인하(23.4%) ▲조선산업 협력방안 제시(12.5%) ▲미국제품 수입 확대(8.9%)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2025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433.2원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 리스크 대응방안(복수응답)으로는 ▲수출입 단가 조정(22.3.%) ▲수출시장 다변화(20.8%) ▲생산성 향상 등 기업경쟁력 강화(19.8%) ▲원자재 및 부품 수입처 다변화(17.3%) ▲환헤지 전략 확대(10.1%)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미중간의 한시적 관세 인하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 무역적자 지속, 신용등급 강등, 후속 관세협상 난항 등으로 관세정책 불확실성은 상존한다”며, “정부는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 한편,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협상전략을 강구해야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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