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격차 커져…정보통신 26%, 제조업은

4%에 불과…대한상의, 기반 인프라 구축 시급성 강조 

 

AI 도입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지만, 산업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최근 펴낸 ‘AI 도입이 기업 성과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는,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데이터 분석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도입률은 2023년 기준 6.4%라고 분석했다.

 

SGI는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5년 전인 2018년(2.8%) 대비 꾸준한 증가세에 있고, 특히 생성형 AI(ChatGPT 등) 등장 이후인 2022년 이후부터 크게 증가했다”고 했다. 실제로 2022년 4.5%였던 AI 도입률이 1년만에 6%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산업별로 보면, 2023년 정보통신업의 AI 도입률은 26.1%로 가장 높았다. 금융 및 보험업과 교육서비스업도 각각 15%대의 도입률을 보였다. 

 

하지만 제조업은 2023년에도 AI 도입률이 4%에 그쳐 평균에도 못미쳤다. SGI는 “제조업 중심 국가인 일본과 독일에서도 기업의 AI 도입률이 낮은 편인데, 최근 부각되고 있는 범용 AI 기술은 제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데이터, 설비, 환경 변수 등 복잡한 기술 데이터를 충분히 분석·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한계로 인해, 산업특화 및 기업 차별화된 제조 AI 기술개발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제조업 분야에서의 AI 기술과의 융합이 지체될 경우 산업AI 개발과 활용을 가속화 하고 있는 중국 등에 뒤처져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AI 도입, 기업성과에 긍정적…매출 4%↑ 부가가치 7.6%↑

 

SGI가 AI 도입의 기업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토한 결과,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부가가치가 평균 약 7.6%, 매출은 약 4%로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미도입한 기업과 AI를 도입한 기업의 ①도입 이전, ②도입 이후를 구분해 각 그룹의 매출·부가가치와 노동생산성·총요소생산성(TFP) 분포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AI 도입 기업이 전반적으로 미도입 기업에 비해 높은 성과와 생산성을 보였다. 특히 도입 이후에는 상위 성과 기업과 고생산성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SGI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AI 기술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AI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 및 인적 자원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 ▲AI 확산에 따른 불균형 격차 완화 ▲경영진의 전략적 대응 역량 제고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AI 확산을 위한 기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생산설비의 디지털 전환, 대규모 데이터 확보, 보안 체계 강화 등은 AI 활용 확대를 위한 핵심 요인으로, 중소기업의 경우 자원 제약으로 인해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맞춤형 컨설팅과 고성능·대용량 컴퓨팅 자원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AI 확산 속도에 따라 산업 간,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조업 중심의 AI 특화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데이터·인재를 통합적으로 연계·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더불어, AI 관련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구축·관리하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데이터 접근성과 활용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전방위적인 AI 인재 양성과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현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AI 실무교육을 통해 특화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 수요에 대한 이해를 갖춘 전문가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AI 인재 간의 협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매칭 플랫폼 또는 연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향후 3~4년이 AI강국 도약의 골든타임이라며, AI G3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3대 투입요소와 3대 밸류체인에서의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는 ‘3+3 이니셔티브’ 구조의 ‘333전략’을 발표해 10가지 정책과제를 건의한 바 있다.

 

박양수 SGI 원장은 “경영 역량과 기술 역량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AI 투자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AI 기술 도입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경영진의 AI에 대한 이해도와 판단 역량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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