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활동은 흔적을 남긴다. 그중, 다수의 인간이 모여 노동을 통해 생산활동을 이끌어내는 기업의 활동은 대규모 산업폐기물을 남긴다. 문제는 산업폐기물 그 특성상 화학물질같은 유해한 물질이 포함돼 있어 토양과 수질 오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폐기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으로 기업활동을 유도하거나, 어쩔 수 없이 발생할수밖에 없는 폐기물은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도록 다양한 폐기물 감량 및 재활용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3일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은 생활폐기물부터 산업폐기물까지 실제로 어떻게 처리하고 활용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최신 쓰레기 처리 기술을 통해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을 만나봤다.
‘쓰레기’를 에너지로 바꿔 ‘인간’에게 다시 되돌려주다
종합 재활용 처리업체인 강동바이오㈜는 기업이 위치한 강원도 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100% 에너지로 전환해 지역사회에 되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문장원 상무는 “강원도에서 발생하는 하루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만 500톤인데, 이중 우리는 약 10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받아 처리하고 있다”며, “현재 전처리 및 유분 회수, 혐기성 소화 및 바이오가스 생산, 혼합 유기질비료 생산 등 음식물류 폐기물 통합 처리 공정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에너지화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한 후, 저장호퍼 및 파쇄선별 과정을 거친 후, 탈수기로 유분을 뺀 건조박은 퇴비로 사용을 하고, 음식물 쓰레기 탈수 과정에서 나온 건더기 슬러지와 액체 탈수여액은 음폐수 저장조 및 혐기성 소화조를 통해 바이오가스 저장조를 통해 발전기 전력 생산에 활용한다.
문 상무는 “전력으로 생산되는 에너지는 강동바이오 자체 공장에 활용하거나 한국전력에 판매한다”며, “이 과정을 통해 나온 폐수는 처리 후 100% 재활용화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1년부터 종합재활용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받는 음식물 쓰레기 물량을 더 늘릴 예정이고, 올해 말에는 냉각탑 보급수 등으로도 활용 가능한 공장 설비를 준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분이 포함돼 있는 쓰레기는 탈수 작업만 잘 해줘도 쓰레기를 옮기는 물류비 저감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로얄정공은 하수처리장과 폐수처리장에서 수처리 공정 시 필요한 원심탈수기를 선뵀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하수처리장에서 공정을 거치고 나면 각종 부유물들이 남게 된다. 이 부유물들은 환경 정책상 매립은 금지돼 있고, 대신 해양으로 내보내도록 돼 있는데, 이것에 물이 포함돼 있으면 그만큼 무게로 인한 운송비가 많이 나간다”며, “이에 쓰레기가 품고 있는 물을 짜주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원심 탈수기 작업은 쓰레기를 먼 해양으로 보내기 위한 최종 공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99% 이상의 수분을 갖고 있는 슬러지를 탈수 과정을 통해 80% 이하로 줄이면 부피는 몇배로 줄어든다”며, “즉, 단 10%의 수분 저감만으로도 몇 배의 물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모듈 설치를 통해 전기요금은 절감하고, 이를 통해 ESG 및 RE100 이행까지 도모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에도 많은 관람객이 관심을 보였다.
에너지 IT 기업 ㈜해줌(HAEZOOM)의 홍성엽 과장은 “보통 전기요금 절감 때문에 온사이트 PPA(On-Site PPA) 서비스를 기업에서 많이 문의한다”며, “우리는 기업에 무료로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주는데, 각 기업이 한전에서 직접 전기를 쓰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전기요금이 책정되도록 우리가 한전과 직접 계약을 맺고 보급하므로 약 25~30%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여겨볼 점은 최근 온사이트 PPA를 문의하는 기업의 대부분은 전기료 절감뿐만 아니라 RE100 실천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점이다.
홍 과장은 “온실가스 감축, RE100 실천에 관심이 많은 기업은 국내산 패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발전사업 등 가성비에 치중하는 기업은 중국산 패널을 많이 찾는다”며, “사실 통계상 따져봤을 때, 대다수의 기업이 국내 모듈을 찾는다”고 분석했다.
해줌의 서비스를 찾는 기업은 전기를 많이 쓰는 제조업, 면세업, 호텔업을 하는 기업이 많다. 특히, 해줌은 자사의 솔루션을 통해 기업에서 수동으로 하나하나 관리하던 것을 자동화함으로써 기업 운영 효율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홍 과장은 “제조업의 경우 여전히 한전 같은 곳에서 양식을 다운받아 엑셀로 일일히 관리하는 기업이 많다”며, “하지만, 우리 서비스는 모든 내역을 일원화해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에 발전 시간분석부터 수익분석, 보조금 활용방안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묻고, 덮고, 치우고…우리 동네 살리는 ‘쓰레기’ 기술
최근 주택시장에서 쾌적함, 조경, 자연환경 등 일면 숲세권이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면서, 집 주변에 공원이나 인공호수 등의 자연을 품은 주거단지가 각광을 받고 있다. 사람들에게 푸르른 녹지의 상쾌함과 힐링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청결이다. 숲으로 둘러싸인 인공호수는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해도 부유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피스(ECOPEACE)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 수질 정화 로봇을 들고 나왔다. 이 회사의 조자민 전략사업팀 대리는 “수면 위로 돌아다니면서 오염원을 인식하고, 정화하는 로봇 청소기”라며, “수질 측정에 특화돼 있는 로봇이 물 위를 돌아다니면서 오염원 농도를 파악해 각 정보를 사용자 화면으로 보낸다. 그러면 사용자는 해당 화면을 보고 오염이 심한 곳과 정도를 재빨리 알 수 있고, 신속하게 정화조를 투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약 5년 전에 경기도 수원시의 광교 호수공원에 처음 투입된 이 로봇은 가로, 세로 1.5m부터 5m짜리 까지 있으며, 펌프와 필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어느 정도 간단한 수질정화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을 동력으로 삼기 때문에 관리비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생활쓰레기 및 산업폐기물을 기본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매립이다. 매립의 역할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부터 건설폐기물 등 다양한 쓰레기를 흙으로 덮어 시간이 지나면 안정되게 분해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쓰레기가 자연 속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음식물 쓰레기도 매립을 진행했지만, 법이 강화되면서 악취와 침출수에 대한 관리가 강화돼 음식물 쓰레기는 매립에서 제외하고 있고, 재활용할 쓰레기는 분류해 매립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선 지역의 주민은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악취 문제가 간혹 발생하기도 하고, 매립장 주변으로 대형 트럭도 자주 드나들기 때문이다. 이에 쓰레기 매립장을 설립할 때부터 이곳을 지역민에게 되돌려주는 방안은 언제나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윤수경 선임차장은 “악취, 먼지, 벌레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폐기물을 단순히 흙으로 덮는게 아니고, 그 과정에서 약품도 뿌리고, 물이 비산되지 않게 여러 작업들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게 위생매립이 원칙”이라며, “매립지는 법적으로 사후 30년 동안 얼마나 침하되고, 분해되는지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관리가 끝날때까지 이 넓은 땅을 그냥 놀려두기에는 자원 낭비이자, 공간 낭비이므로, 법적으로 정해진 용도 아래 공원, 체육시설, 에너지 시설 등으로 재사용한다”고 했다.
윤수경 선임차장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매립지는 인천시 서구에 1~4 매립장이 있다. 이 중 1, 2 매립장은 매립이 완료된 상태이고, 3 매립장은 64% 정도 매립이 진행된 상황이며, 4 매립장은 인천시와 김포시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409만㎡ 부지에 6500만톤의 폐기물을 매립한 제1매립장 상부에는 36홀의 대중 골프장을 세워 평일에는 인천시 지역민에게 반값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골프경기가 개최될 정도로 수준높은 환경을 자랑해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2025년 하반기에는 지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제1매립장 상부에 72홀의 파크 골프장을 신규로 조성할 예정이고, 2018년도에 매립이 끝난 제2매립장은 378만㎡의 부지를 활용할 방안을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주민과 함께 논의 중에 있다.
윤수경 선임차장은 “공원시설, 체육시설, 문화시설,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단순 매립이 아닌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반입 폐기물의 종류부터 발생지역, 반입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면서 매립가스를 포집해 악취 차단은 물론,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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