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법인 대출금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됐는데

법원, ‘이자 상당액’에 대한 증여세 부과·고지 처분은 위법 

 

주식회사 A는 2002년 6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주식회사 B, 2005년 5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주식회사 C에 각 돈을 빌려주었는데원고 X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간 중 B사 주식의 약 70%, C사 주식의 100%를 보유했으며원고의 형 Y는 2020년 말 기준 A사 주식의 약 44%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지방국세청은원고 X에 대한 증여세 조사결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45조의1항에 규정된 특정법인인 B사와 C사가 A(B사와 C사의 지배주주인 원고 X의 특수관계인)로부터 사실상 금전을 무상 제공받는 거래를 함으로써 원고 X가 B사와 C사의 이익(대여금 이자 상당액)에 원고 X의 주식보유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됐다고 판단해 피고 세무서에 과세자료를 통보했다이에 따라 피고 세무서는 2021년 12월 원고 X에게 귀속연도를 2017년부터 2020년까지로 하는 증여세(가산세 포함)를 부과 고지했다.

 

무상 제공 재산에 대한 상증세법의 증여의제 규정

 

구 상증세법(2023. 12. 31. 법률 제199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45조의1항 제1호는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하는 주식보유비율이 30% 이상인 법인(특정법인)이 지배주주의 특수관계인과 사이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 거래를 한 날을 증여일로 해 특정법인의 이익에 특정법인의 지배주주 등의 주식보유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그 특정법인의 지배주주 등이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2019. 12. 31. 법률 제168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45조의1항 및 제2항 제1호 역시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주식보유비율이 50% 이상인 법인(특정법인)의 지배주주 등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 특정법인과 사이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거래를 하는 경우 그 거래를 한 날을 증여일로 해 특정법인의 이익에 특정법인의 지배주주 등의 주식보유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그 특정법인의 지배주주가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구 상증세법 시행령(2020. 2. 11. 대통령령 제303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34조의4항 제1호 나목 및 제7항은 특정법인의 이익에 관해금전을 대부하거나 대부받는 경우에는 구 상증세법 제41조의4를 준용하여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으로 대출받은 경우 그 금전을 대출받은 날에 대출금액에 적정 이자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그 금전을 대출받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하도록 규정하고대출기간이 정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대출기간을 1년으로 보며대출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에는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매년 새로 대출받은 것으로 보아 해당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의 판단증여의제 규정과 소멸시효 완성의 관계에 관해

 

상기 규정들은 특정법인 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특정법인에 재산을 무상 제공하는 등의 거래를 하는 경우 특정법인 주주가 그 거래로 인한 특정법인의 이익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의제함으로써 세 부담 없이 변칙적으로 가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데 있다따라서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으로 대출받은 경우 그 금전을 대출받은 날 특정법인의 이익’(대출금액에 적정 이자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에 특정법인 주주의 주식보유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특정법인의 주주가 증여받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재판부는 위와 같은 증여의제를 적용하려면 특정법인 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특정법인에 대해 대출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소멸시효기간이 만료되면 소멸시효 중단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는 당연히 소멸하므로 특정법인 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특정법인에 대한 채권에 관해 소멸시효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면 시효 완성 이전에는 이미 증여의제 효과가 발생한 특정법인의 이익에 대해 특정법인 주주의 주식보유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그 주주가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으나시효 완성 후에는 해당 채권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그에 대한 증여세 과세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증세법 규정은 금전 무상대출의 경우 해당 이익의 증여시기 및 증여재산가액의 계산방법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므로상기 상증세법 및 동법 시행령 규정 내용을 이유로 특정법인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도 여전히 증여의제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해 다르게 볼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사의 B사와 C사에 대한 각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의 상사시효가 도래한 시점인 2016년 이전에 이미 완성되었으므로이와 달리 각 대여금 채권이 2017년 이후에도 존재함을 전제로 B사와 C사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특정법인의 이익으로서 각 대여금 채권의 이자에 상당하는 이익을 얻었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각 증여세 부과 고지 처분이 전부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결론적으로 우리 법원은 상증세법 및 동법 시행령이 특정법인에 대한 금전 무상대출의 대출기간이 1년 단위로 갱신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이로 인해 대여금 채권의 실제 소멸시효 진행에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하에 증여의제 규정은 해당 대여금 채권이 상법상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과세관청이 1년 단위로 특정법인의 무상대출 대여금 채권의 대출기간이 얼마인지개별 대여금 채권에 대한 시효중단 조치가 취하여져 있는지개별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도래하였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겠으나 상법상 소멸시효의 규정 취지 및 그 효력을 고려할 때 법리에 부합하는 판단이라 할 것이고무상 제공 재산에 관해 증여의제를 이유로 증여세가 부과된 회사의 지배주주 등은 적극 참고할 만한 사례로 보인다(중기이코노미 객원=법무법인 청향 윤희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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